이 글은 『물리경제학 시대선언』(윤종원·윤소리·윤준) 제10장 (2) 뒷부분입니다. 저자의 물리경제학 가설을 담은 학술적 서술이며, 본문·수치·인용은 원고 그대로입니다.
가구·기업·정부 세 부문의 누적
시작기의 누적은 가구와 기업과 정부 세 부문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세 부문은 서로 독립된 흐름이 아니라 같은 자금 통로 위에서 서로의 부담을 이전받는 연결망입니다. 한 부문에서 침착이 깊어지면 다른 부문이 그 부담을 떠안고, 어느 부문도 더 이상 떠안지 못하는 시점에서 시스템이 봉쇄로 진입합니다. 본 저자가 한국과 미국 두 사례를 검증하면서 세 부문의 동시 누적이 봉쇄 진입의 필요조건이라는 학술적 사실을 확인하였지요.
가구 부문부터 살펴봅니다. 한국 1996년 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90퍼센트 수준이었으며, 1997년 시작기 동안 단기 차입 회전 차질로 신용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1998년 한 해 동안 개인 신용 사고는 평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지요. 미국 2007년의 단면은 더 깊었습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약 128퍼센트로 정점을 찍은 상태에서 시작기에 진입했고, 2008년 한 해에만 약 86만 건의 주택 압류가 진행되었습니다. 가구 부문의 침착이 봉쇄로 진입하는 마지막 압력으로 작용한 사례.
기업 부문에서는 한국 1996년 말부터 1997년 중반까지 진행된 대기업 연쇄 부도가 시작기 누적의 가장 또렷한 정량적 증거입니다. 1996년 12월 한보철강 부도(부채 약 5조 7천억 원), 1997년 1월 삼미그룹, 3월 삼미특수강, 4월 진로그룹, 5월 대농과 한신공영, 7월 기아그룹(부채 약 9조 5천억 원)으로 이어진 7개 그룹 연쇄 부도는, 외환위기 도화선이 된 7월 태국 바트화 평가절하 직전까지 이미 시스템 안쪽에서 시작기가 본격 진행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량적 증거입니다.
미국의 기업 부문 시작기는 약 13개월에 걸쳐 펼쳐졌습니다. 2007년 8월 9일 프랑스 BNP Paribas가 자산담보부증권 펀드 3개를 동결한 사건이 도화선. 같은 달 단기 자금 시장의 LIBOR-OIS 스프레드가 80~90 베이시스포인트로 급등하면서 시작기가 본격화되었고, 2008년 3월 16일 투자은행 Bear Stearns가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었습니다(연방준비제도 290억 달러 보증). 2008년 7월 IndyMac 파산, 9월 7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정부 인수,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까지 이어졌지요. 한국이 약 12개월, 미국이 약 13개월. 시작기의 시간 폭은 두 사례에서 비슷했습니다.
정부 부문에서는 비상 자원이 정책 자원으로 동원되는 흐름이 핵심입니다. 한국에서는 외환보유고가 1996년 말 약 332억 달러에서 1997년 12월 18일 가용 외환 약 39억 달러까지 소진되었습니다. 비상금고가 거의 비어 가는 국면.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 자산이 2007년 9월 약 8,700억 달러에서 2008년 12월 약 2.2조 달러로 확장되었고, 2014년 정점에서는 약 4.5조 달러까지 부풀어 올랐습니다. 비상금고가 줄어드는 흐름과 부풀어 오르는 단면은 정반대로 보이지만, 본래 기능이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같은 학술적 의미를 갖는다.
인체 영역의 세 부문도 같은 구조로 누적됩니다. 세포 차원, 조직 차원, 그리고 저장고 차원. 본 저자가 검증한 의학 도메인 자료에서 시작기의 칼슘 침착이 세 차원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어느 한 차원도 더 이상 보상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봉쇄로 진입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지요. 세포는 가구, 조직은 기업, 저장고는 정부에 해당합니다. 매개체가 칼슘과 현금으로 다를 뿐, 세 부문 동시 누적이라는 학술적 구조 자체는 두 도메인에서 같습니다.
한국 1997과 미국 2008의 시작기 시간선
추상적 정의만으로는 시작기의 흐름이 정확히 잡히지 않습니다. 두 사례의 구체적 시간선을 정돈하여, 시작기가 어떻게 진행되어 봉쇄로 넘어가는지 살펴봅니다. 본 저자가 한국 1996년 12월부터 1997년 11월까지 약 12개월, 미국 2007년 8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약 13개월을 시작기로 정의하고, 두 사례의 주요 사건을 시간선으로 정렬한 결과를 다음에 풀어 봅니다.
한국의 시작기는 1996년 12월 한보철강 부도로 출발합니다. 약 5조 7천억 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진행된 이 부도는, 앞 장에서 정돈한 1차와 2차 누적이 임계를 넘어 표면화되기 시작한 신호였지요. 1997년 1월 삼미그룹, 3월 삼미특수강, 4월 진로그룹, 5월 대농과 한신공영, 7월 기아그룹(약 9조 5천억 원)까지 약 7개월 동안 30대 재벌 가운데 7개 그룹이 연쇄 부도에 들어갔습니다.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된 7월 태국 바트화 평가절하 이전에 이미 한국 시스템 안쪽에서 시작기가 본격 진행되고 있었다는 학술적 사실.
1997년 7월 태국 바트화 평가절하 이후 시작기의 가속이 시작됩니다. 동남아 인접국 위기 전이가 한국 외환시장으로 번지면서, 단기 외채 만기 도래에 외환보유고로 대응하는 흐름이 가팔라졌습니다. 10월 24일 신용평가사 S&P가 한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였고, 10월 28일 홍콩 항셍지수가 일중 약 13퍼센트 폭락하면서 외국 자본의 한국 이탈이 본격화되었지요. 11월 21일 IMF 구제금융 신청, 11월 26일 가용 외환 약 92억 달러, 12월 18일 가용 외환 약 39억 달러 최저점. 약 5개월에 걸친 시작기 후반의 압축이 정량적으로 확인된 흐름입니다.
미국의 시작기는 2007년 8월 9일 프랑스 BNP Paribas가 자산담보부증권 관련 펀드 3개를 동결한 사건으로 출발합니다. 같은 달 LIBOR-OIS 스프레드가 평소 약 10 베이시스포인트에서 80~90 베이시스포인트로 급등하면서 단기 자금 시장의 신뢰가 흔들렸습니다. 12월 연방준비제도가 TAF(Term Auction Facility)를 신설해 익명 단기 자금 공급을 시작했고, 2008년 3월 16일 투자은행 Bear Stearns가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었지요. 연방준비제도가 290억 달러를 보증한 이 인수는, 미국 정책 당국이 시작기 한가운데에서 비상금고를 처음으로 본격 가동한 사건이었다.
2008년 시작기 후반은 더 짧은 시간에 더 큰 사건이 압축된 흐름입니다. 7월 IndyMac 파산, 9월 7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정부 인수,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9월 16일 AIG에 약 850억 달러 긴급 지원. 9월 한 달 안에 미국 금융 시스템의 핵심 축 다수가 동시에 흔들리는 사건이 펼쳐졌지요. 한국 1997년 11월 마지막 주에 약 4주가 걸린 압축이, 미국 2008년 9월에는 약 9일로 더 짧아졌습니다. 본 저자가 검증한 자료에서 이 시간 압축이 시작기의 종료와 봉쇄의 시작을 알리는 학술적 신호로 확인되었습니다.
두 시작기를 함께 놓으면 공통된 윤곽이 또렷합니다. 약 12개월 내지 13개월이라는 시간 폭, 약 5개월에서 6개월에 걸친 후반 가속, 그리고 마지막 며칠 또는 몇 주 동안의 압축. 본 저자가 한국 351개월과 미국 339개월 자료를 검증하면서 이 시간 구조가 두 사례 모두에서 같은 모양으로 작동하였음을 확인했지요. 5개월에서 6개월의 후반 가속이 봉쇄 진입을 알리는 선행 신호로 잡힌다는 사실, 곧 시작기 종료 약 5개월에서 6개월 전부터 깔때기 출구 4개 트리거가 임계에 접근한다는 점이 두 사례에서 정량적으로 뒷받침된다.
한국 1997과 미국 2008 시작기 시간선
| 단계 | 한국 1997 (약 12개월) | 미국 2008 (약 13개월) |
|---|---|---|
| 출발 | 1996.12 한보철강 부도 (부채 약 5조 7천억 원) | 2007.8.9 BNP Paribas 펀드 3개 동결 |
| 전반 | 1997.1~7 30대 재벌 7개 그룹 연쇄 부도 | 2007.8 LIBOR-OIS 스프레드 80~90bp 급등 |
| 중반 | 1997.7 태국 바트화 평가절하 (외부 충격) | 2008.3.16 Bear Stearns JP모건 인수 |
| 후반 가속 | 1997.10 S&P 신용등급 강등, 항셍지수 폭락 | 2008.7 IndyMac 파산, 9.7 패니메이·프레디맥 인수 |
| 압축·종료 | 1997.11.21 IMF 신청, 12.18 가용 외환 39억 달러 | 2008.9.15 리먼브러더스 파산, 9.16 AIG 850억 달러 지원 |
인체 동형성의 회수
여기서 인체 영역과의 동형성을 다시 회수합니다. 본 저자가 정립한 대출이자 유출론은, 인체 도메인의 같은 단계에서 정립된 뼈칼슘 유출론과 학술적 구조를 공유합니다. 매개체가 칼슘과 현금으로 다르고, 침착 물질이 미세석회와 대출이자로 다르며, 비상금고가 뼈와 외환보유고로 다를 뿐. 자동성, 비대칭, 자기증폭이라는 세 본질적 특성은 두 도메인에서 같은 형식으로 작동합니다.
동형성의 수학적 토대는 침착 함수 R(t) = ∫ η · T(τ)^k dτ에 들어 있습니다. 비선형 지수 k가 1을 넘는다는 사실이 두 도메인 모두에서 확인되었지요. 인체에서는 미세석회 침착이 시간에 따라 가속되며 미세혈관 협착을 유발하고, 경제에서는 대출이자 침착이 같은 가속 구조로 자금 통로를 좁힙니다. 본 저자의 동형성 증명에서 이 가속 구조 자체가 도메인에 독립적이라는 명제가 확립되었습니다.
두 도메인의 같은 구조가 학술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작기에 무엇이 발동되고 어떤 침착이 형성되며 왜 비가역으로 누적되는가에 대한 답이, 한 도메인에서 확립되면 다른 도메인에서도 같은 형식으로 적용된다는 점. 인체 의학에서 미세혈관 미세석회의 비가역 누적이 만성질환의 학술 토대를 이룬다면, 경제에서 대출이자의 비가역 누적이 위기의 학술 토대를 이룬다는 평행이 그것입니다.
다음 흐름의 예고
이 장은 시작기를 정돈했습니다. 비상금고가 자동으로 열리는 세 절차, 비상금고 축소와 침착 형성이라는 두 부작용, 원금과 이자의 비대칭, 가구와 기업과 정부 세 부문의 누적, 한국 1997과 미국 2008 두 사례의 시간선까지. 본 저자가 정립한 대출이자 유출론의 학술적 토대가 이 장 안에 펼쳐졌습니다. 시작기 동안 빠져나간 자원의 일부는 가계와 기업의 일상 거래로 회수되었지만, 같은 시기에 침착된 대출이자는 자발적으로 풀리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 결론.
그러나 시작기는 끝이 아닙니다. 침착이 일정 임계를 넘어 자금 통로의 양 축을 동시에 좁히는 단계로 진행하면, 시스템은 한 축의 정상 작동만으로는 더 이상 흐름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신호 통로 봉쇄(CAM)와 물리 통로 봉쇄(DLT)가 함께 켜지는 그 단계가 곧 본 저자가 정립한 이중봉쇄(Dual Blockade)이며, DTDMC 5단계의 3단계인 봉쇄에 해당합니다.
한국 1997년 11월 26일 가용 외환 92억 달러에서 1998년 5월까지 약 6개월, 미국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2009년 3월까지 약 6개월. 두 사례 모두에서 시작기가 끝난 직후 약 6개월의 봉쇄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음 흐름에서 이중봉쇄론의 학술 정식 B* = CAM · DLT, 690개월 자료에서 위기 4건이 모두 이중봉쇄로 진행한 검증 결과, 그리고 단일봉쇄로는 시스템이 잔존한 3건의 학술적 반증이 차례로 풀어집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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