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암보다 무서운 몸속의 돌』(윤종원) 첫 부분입니다. 본문·수치·인용은 원고 그대로입니다.
이제 그 지도의 첫 번째 영역, 칼슘코드 진화순환론과 우주통합론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왜 시야를 세포에서 우주까지 넓혀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세포, 인간이라는 개체, 지구라는 행성, 태양이라는 별, 그리고 우주는 결국 칼슘이라는 한 줄의 실로 일직선처럼 관통되어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면, 인간의 생노병사, 특히 노화와 만성질환의 시작과 과정 또한 그 흐름 위에서 훨씬 더 쉽고 선명하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몸에는 약 1kg의 칼슘이 있습니다. 그중 99%는 뼈와 치아에, 나머지 1%는 혈액과 세포에 존재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1%가 없다면 심장은 멈추고, 근육은 마비되며, 뇌는 정지해 단 1초도 살 수 없게 되죠, 의학이 확인해온 아주 단단한 사실입니다.
그럼 이 칼슘은 어디서 왔을까요? 아주 오래전, 태양계가 탄생하기도 전에 어떤 거대한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했습니다. 그 별의 내부에서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칼슘 원자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고, 그 먼지가 모여 지구가 되었으며, 지구의 바다에서 생명이 태어나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되었습니다.
결국 당신 몸의 칼슘은, 오래전 죽은 별이 남기고 간 유산인 셈입니다.

이것은 시적인 비유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수많은 원소 중에서 왜 칼슘만이 생명의 핵심 신호로 선택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세포라는 미시세계를 넘어 지구, 그리고 우주로 시야를 확장해야 합니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세포의 생로병사와 별의 생로병사가 마치 프랙탈처럼 닮은 패턴을 반복하며 같은 리듬으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세계관과 실행지도: 다시 한번 짚고 가기
앞 장에서 표로 정리했던 위계 구조를 다른 각도에서 다시 살펴봅시다. 왜 두 층위가 필요한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이 장을 읽는 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칼슘코드 진화순환론과 우주통합론은 '큰 질문'에 답합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왜 태어나고 왜 죽는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들은 철학자들이 수천 년간 던져온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칼슘이라는 하나의 원소를 추적하면 과학적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별에서 만들어진 칼슘이 생명을 거쳐 다시 우주로 돌아가는 순환, 그것이 생명의 본질입니다.
반면 DIAH-7M은 '작은 질문'에 답합니다. 왜 무릎이 아픈가? 왜 혈압이 오르는가? 왜 눈이 침침해지는가? 이 질문들은 병원에서 환자들이 매일 던지는 것입니다. DIAH-7M은 이 모든 증상이 칼슘의 이동 경로 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뼈에서 빠져나온 칼슘이 혈관에 쌓이고, 그 혈관이 막히면서 생기는 연쇄 반응입니다.

비유를 바꿔보겠습니다. 세계관은 '왜 비가 오는가'를 설명하는 기상학입니다. 태양이 바다를 데우고, 수증기가 올라가고, 구름이 되어 비가 된다는 원리입니다. 칼슘 실행지도는 '오늘 우산을 가져갈까'를 알려주는 일기예보입니다. 원리를 모르면 예보를 믿을 수 없고, 예보가 없으면 원리는 공허합니다. 둘 다 필요합니다.
[표 5-0] 이론의 위계와 핵심 질문
| 구분 | 이론 명칭 | 핵심 질문 | 설명 영역 |
|---|---|---|---|
| 상위 (세계관) | 칼슘코드 진화순환론 & 우주통합론 | 왜 칼슘인가? 생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 우주 → 지구 → 생명 → 환원 (생명 전 주기) |
| 하위 (실행지도) | DIAH-7M 경로시스템 | 어떻게 병드는가? 어떻게 늦출 수 있는가? | 쇠퇴기 → 사멸기 (노화와 질병) |
이 장에서 다루는 것
이 장에서 다룰 칼슘코드 진화순환론은 '생명이 어떻게 작동하는가(How)?'에 대한 과학적 해답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이 생명의 변화를 설명하고 게놈지도가 생명의 설계도를 보여준다면, 칼슘코드론은 그 설계도를 실제 생명 현상으로 구현하는 '실행 코드'가 칼슘임을 밝힙니다.
칼슘 우주통합론은 '생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Where & Why)?'에 대한 철학적 통찰입니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단순한 생물학적 사건이 아닌, 우주 물질의 순환이라는 거시적 질서 속에서 해석합니다. 별에서 만들어진 칼슘이 생명을 거쳐 다시 우주로 돌아가는 장엄한 순환입니다.

이 두 이론이 합쳐질 때, 세포라는 미시세계와 우주라는 거시세계가 '칼슘'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연결되며, 의학과 자연과학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생명과 우주가 하나의 원리로 통합됩니다.
DIAH-7M과의 관계: 지도와 내비게이션
이후 장들에서 다룰 DIAH-7M 경로시스템은 이 거대한 세계관의 하위 시스템입니다. 생명 주기 전체(탄생→성장→번식→쇠퇴→사멸→환원) 중에서 쇠퇴기와 사멸기에 집중하여, 우리가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구체적 경로를 규명합니다.

한 가지 비유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칼슘코드 진화순환론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전체 노선도라면, DIAH-7M은 '현재 위치에서 3km 후 대전IC 진입'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입니다.
전체 노선도가 없으면 지금 가는 방향이 맞는지 알 수 없고,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당장 어디서 빠져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장에서 전체 노선도를 완성하고, 이후 장에서 내비게이션을 켤 것입니다. 먼저 큰 그림을 이해한 후, 실제로 걸어가야 할 길을 상세히 살펴보는 순서입니다.
여정의 시작
이제 세포에서 우주까지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가장 작은 세계인 세포에서 출발하여 인간으로, 지구로, 그리고 별과 우주로 시야를 넓혀가면서, 각 단계에서 칼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든 단계가 어떻게 같은 패턴을 따르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그 패턴의 이름이 바로 '순환'과 '진화'입니다.
순환과 진화: 두 개의 열쇠
세포 하나의 크기는 0.01mm로, 현미경 없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NASA에 따르면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입니다. 세포와 우주, 이 둘의 규모 차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이 둘이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면 어떨까요?
1970년대 수학자 브누아 만델브로트는 '프랙탈'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나뭇가지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가지에서 작은 가지가 나오고 작은 가지에서 더 작은 가지가 뻗어 나오는데, 그 모양이 나무 전체와 닮아 있습니다.
해안선도 마찬가지로, 1km 구간의 해안선 모양이 100km 구간의 해안선 모양과 닮아 있습니다. 만델브로트는 이것을 '자기유사성'이라 불렀습니다. 작은 부분이 전체를 닮는다는 뜻입니다.

세포의 생로병사가 우주의 생로병사를 닮았다면,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자연의 설계입니다.
이 장에서는 두 개의 열쇠를 제시합니다.
첫 번째 열쇠는 '순환'입니다. 세포도, 사람도, 지구도, 별도 태어나서 자라고, 번식하고, 늙고, 죽습니다. 그러나 죽음이 끝은 아닙니다. 다시 재료로 돌아가 새로운 탄생의 밑거름이 됩니다. 탄생에서 환원까지, 여섯 단계의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돌아갑니다.
두 번째 열쇠는 '진화'입니다.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발전하는 방향성입니다. 빅뱅 직후 우주에는 수소 원자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37조 개 세포로 이루어진 인간이 철학을 논합니다. 모든 존재는 같은 방향으로 발전했다가 다시 단순한 재료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 순환과 진화의 모든 단계에서 칼슘이 핵심 역할을 합니다. 세포에서도, 인간에서도, 지구에서도, 별에서도.
두 이론을 함께 다루는 이유
칼슘코드 진화순환론은 '어떻게'를 다룹니다. 칼슘이 어떻게 생명을 작동시키는가, 세포에서 인간까지 미시세계의 실행 원리를 규명합니다. 반면 칼슘 우주통합론은 '어디서'와 '어디로'를 다룹니다. 그 칼슘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지구에서 우주까지 거시세계의 기원과 귀환을 규명합니다.
칼슘코드론만 있으면 '칼슘이 세포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뭐?'라는 질문이 남고, 우주통합론만 있으면 '칼슘이 별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내 몸과 무슨 상관인데?'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둘을 합쳐야 비로소 완전한 그림이 됩니다. 미시의 '작동 원리'와 거시의 '존재 이유'가 하나로 연결될 때, 칼슘은 단순한 영양소를 넘어 우주와 생명을 잇는 매개체로 격상됩니다.
세포의 순환과 진화
1991년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독일의 두 과학자, 에르빈 네어와 베르트 자크만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여했습니다. 그들이 20년간 연구한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구멍, 세포막에 뚫린 이온채널이었습니다.
이 구멍은 원자 몇 개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작지만, 칼슘 이온이 드나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00분의 1초입니다. 눈을 깜빡이는 시간이 0.3초이니, 눈 한 번 깜빡이는 사이에 300번이나 열렸다 닫힐 수 있습니다.
이 찰나의 움직임은 심장을 뛰게 하고, 근육을 수축시키며, 뇌의 사고를 가능케 합니다. 1000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의 칼슘 이동이 없다면 심장이 멎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으며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칼슘은 곧 세포들이 소통하는 언어인 셈입니다.

생명의 스위치: 칼슘 스파크
세포도 태어나고 죽습니다. 탄생의 순간을 살펴봅시다.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쳐 갑니다. 수억 마리의 정자 중 단 하나만 난자에 도달하고, 정자가 난자 껍질을 뚫고 들어가는 순간 난자 안에서 칼슘 파동이 일어납니다.

마치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물결이 퍼져나가듯, 난자 안에서 칼슘 농도가 파도처럼 출렁이는 현상으로, 이것을 '칼슘 스파크'라고 부릅니다.
이 칼슘 스파크가 없으면 세포 분열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났는데도 생명이 시작되지 않는 것입니다. 칼슘 파동이 일어나야만 수정란이 둘로, 넷으로 쪼개지고, 결국 37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인간이 됩니다. 칼슘은 생명을 켜는 스위치입니다.
조용한 방의 종소리
세포 안의 칼슘 농도는 세포 밖과 비교하면 1만 배나 낮습니다. 세포는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 칼슘을 밖으로 내보내고, 안을 극도로 낮은 농도로 유지합니다.
왜 이렇게 힘들게 낮은 농도를 유지할까요? 조용한 방을 생각해 보면 됩니다. 시끄러운 시장에서는 누가 불러도 잘 안 들리지만, 조용한 도서관에서는 작은 속삭임도 선명하게 들립니다. 세포도 마찬가지로, 세포 안을 '조용하게' 유지해야 칼슘이 들어올 때 '선명한 신호'가 됩니다.

신호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이온채널이 열리고 칼슘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조용한 방에 종소리가 울리는 것입니다. 신호가 끝나면 펌프가 작동하여 칼슘을 다시 밖으로 내보내고 방을 다시 조용하게 만듭니다.
이 반복이 37조 개 세포에서 매 순간 일어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몸에서는 수조 번의 칼슘 신호가 오가고 있습니다.
세포의 발전소: 미토콘드리아와 칼슘
세포 안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작은 발전소가 수백 개에서 수천 개씩 존재하며, 생명의 에너지 화폐인 ATP를 끊임없이 생산해냅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산소를 들이마시는 이유도 바로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써서 ATP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ATP가 없으면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뇌가 생각하지 못하며, 심장이 뛰지 않습니다.
미토콘드리아도 칼슘으로 조절됩니다. 적당한 양의 칼슘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면 ATP 생산이 촉진되어 발전소가 더 열심히 돌아갑니다.
그러나 칼슘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발전소가 과부하되어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인산칼슘 결정이 형성되고 석회처럼 굳어버립니다. 칼슘은 발전소의 연료이자 독입니다. 적당하면 에너지를 높이고, 과하면 발전소를 멈추게 합니다.

세포의 금고: 소포체 칼슘 저장고
세포 안에는 소포체(ER, Endoplasmic Reticulum)라는 금고도 있습니다. 그물처럼 생긴 막 구조물이 세포 안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이 안에 칼슘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세포 밖의 칼슘은 '외부 은행'이고, 소포체의 칼슘은 '내부 금고'로, 신호가 필요할 때 두 곳에서 칼슘을 꺼내 씁니다.
외부 은행에서 꺼내는 방법은 이온채널을 여는 것이고, 내부 금고에서 꺼내는 방법은 IP3라는 열쇠를 쓰는 것입니다. 호르몬이 세포 표면에 닿으면 IP3가 만들어지고, 이 열쇠가 소포체 금고를 열어 칼슘이 쏟아져 나옵니다.
금고에서 꺼낸 칼슘은 다시 금고에 넣어야 합니다. SERCA라는 펌프가 ATP를 소비하며 칼슘을 다시 금고에 채워 넣습니다.
만약 금고가 비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세포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소포체 스트레스라고 부릅니다. 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세포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합니다. 아포토시스입니다. 칼슘은 세포의 비상금입니다. 금고가 비면 세포는 파산합니다.

칼슘 센서: 칼모듈린
세포는 어떻게 칼슘 농도를 감지할까요? 칼모듈린이라는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름의 뜻은 '칼슘 조절 단백질'입니다.
칼모듈린은 아령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양쪽 끝에 칼슘이 붙는 자리가 있습니다. 칼슘이 붙으면 모양이 변합니다. 모양이 변하면 다른 단백질을 활성화시킵니다. 스위치가 켜지는 것입니다.
칼모듈린 하나가 활성화시키는 단백질이 수십 종류입니다. 근육 수축, 신경 전달, 세포 분열, 유전자 발현. 거의 모든 중요한 세포 기능에 칼모듈린이 관여합니다.
칼슘이 신호라면, 칼모듈린은 그 신호를 해독하는 통역사입니다. 칼슘 농도의 변화를 구체적인 세포 반응으로 번역합니다.
여기서 칼모듈린은 '칼슘의 통역사'입니다. 칼슘 신호를 세포가 알아듣는 언어로 바꿔줍니다.

ATP 펌프: 생명을 유지하는 대가
세포가 칼슘 농도를 낮게 유지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드는지 아십니까?
인체가 만드는 ATP의 상당 부분이 이온 펌프를 돌리는 데 쓰입니다. 나트륨-칼륨 펌프와 칼슘 펌프가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이온들을 안팎으로 밀어내고 끌어들입니다. 이것이 살아있다는 것의 대가입니다.
심장이 뛰고, 뇌가 생각하고, 근육이 움직이는 것 말고도, 단지 세포 안을 '조용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설계되었을까요? 비효율이 아닙니다. 이 '기울기'가 있어야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산 정상과 골짜기의 높이 차이가 있어야 물이 흐르듯이, 세포 안팎의 칼슘 농도 차이가 있어야 신호가 흐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에너지를 써서 불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죽으면 펌프가 멈춥니다. 기울기가 사라집니다. 평형 상태가 됩니다.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죽음이란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ATP는 '생명의 화폐'입니다. 칼슘 기울기를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지불해야 합니다.
세포막 전위: 칼슘이 만드는 전기
세포막 안팎에는 전압 차이가 있습니다. 대략 -70밀리볼트입니다. 세포 안이 바깥보다 음전하입니다. 이것을 세포막 전위라고 부릅니다.
이 전압 차이가 왜 중요합니까? 신경세포를 생각해 보십시오. 신경이 신호를 전달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전압이 변합니다. -70밀리볼트에서 +30밀리볼트로 급격히 변합니다. 이것을 활동전위라고 부릅니다.

활동전위가 일어나면 이온채널이 열립니다. 나트륨이 먼저 들어오고, 칼륨이 나가고, 칼슘이 들어옵니다. 이 칼슘 유입이 신경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방출시킵니다. 다음 신경세포로 신호가 전달됩니다.
당신이 지금 이 글자를 읽고 있습니다. 눈에서 뇌로 신호가 전달되고 있습니다. 글자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가 활동전위를 일으키고, 칼슘이 유입되고,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고 있습니다.
생각한다는 것은 곧 칼슘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칼슘은 생각의 실체입니다.
세포의 늙음과 죽음: DIAH-7M의 미시적 실체
그러나 세포도 늙습니다. 늙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첫째, 펌프가 고장 납니다. 칼슘을 밖으로 내보내는 PMCA 펌프와 소포체로 되돌려 보내는 SERCA 펌프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펌프를 만드는 유전자 발현이 줄어들고, 만들어진 펌프도 산화 손상을 입습니다.

둘째, 미토콘드리아가 노화됩니다. 발전소가 낡으면 ATP 생산이 줄어듭니다. ATP가 줄어들면 펌프를 돌릴 에너지가 부족합니다.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셋째, 소포체 금고가 새기 시작합니다. 금고 문이 헐거워져서 칼슘이 조금씩 새어나옵니다. 금고에 칼슘을 채워넣는 속도보다 새어나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결과는 무엇입니까? 세포 안에 칼슘이 서서히 쌓입니다. 조용해야 할 방에 소음이 점점 쌓입니다. 나중에는 종소리가 울려도 다른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신호 체계가 무너집니다.
칼슘 과부하: 세포사멸의 방아쇠
세포 안에 칼슘이 과부하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스웨덴의 스텐 오레니우스 박사팀이 이 과정을 상세히 밝혔습니다.

칼슘이 미토콘드리아에 과도하게 유입되면, 미토콘드리아 투과성 전이 구멍(mPTP)이 열립니다. 이 구멍이 열리면 미토콘드리아가 부풀어 오르고 터집니다. 발전소가 폭발하는 것입니다.
미토콘드리아가 터지면 시토크롬 c라는 물질이 세포질로 쏟아져 나옵니다. 이것이 세포사멸의 신호탄입니다. 카스파제라는 분해 효소가 활성화됩니다. 세포가 스스로 분해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칼슘은 칼페인이라는 효소도 활성화시킵니다. 칼페인은 세포 골격을 자릅니다. 세포의 뼈대가 무너집니다. 세포가 둥글게 오그라들고 쪼그라듭니다.
이것이 세포 수준의 7M입니다. 폐열(막힘)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정지입니다. 경화(굳음)는 칼슘 침착입니다. 붕괴(무너짐)는 세포 골격 분해입니다. DIAH-7M은 거시세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미시세계 세포 하나하나에서 똑같은 패턴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칼슘 과부하는 '미시적 7M의 방아쇠'입니다. 세포 수준에서 막히고, 굳고, 무너지는 과정의 시작점입니다.
왜 늙으면 펌프가 고장나는가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왜 늙으면 칼슘 펌프가 고장날까요?
첫째, 산화 스트레스입니다.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만들 때 부산물로 활성산소가 생깁니다. 젊을 때는 항산화 시스템이 이것을 처리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항산화 능력이 떨어집니다. 활성산소가 쌓이고, 펌프 단백질이 산화 손상을 입습니다.
둘째, 막의 변화입니다. 세포막은 지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막의 유동성이 떨어집니다. 딱딱해집니다.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막이 유연해야 합니다. 막이 굳으면 펌프 효율이 떨어집니다.

셋째, 유전자 발현의 변화입니다. 노화하면 펌프를 만드는 유전자의 발현이 줄어듭니다. 새 펌프 생산이 줄어들고, 낡은 펌프는 교체되지 않습니다.
넷째, 만성 염증입니다. 나이가 들면 몸에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이 생깁니다. 염증노화(Inflammaging)라고 부릅니다. 염증 물질들이 칼슘 항상성을 교란합니다.
이 네 가지가 바로 DIAH입니다. D(결핍)는 항산화 물질의 결핍입니다. I(염증)는 염증노화입니다. A(산증)는 산화 스트레스입니다. H(저산소)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로 인한 산소 이용 장애입니다.
DIAH는 거시세계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시세계 세포 안에서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세포 안의 DIAH가 세포 밖의 DIAH로 확대됩니다. 세포 수준의 칼슘 조절 실패가 인체 수준의 만성질환으로 나타납니다.
DIAH-7M은 세포 안에서 시작됩니다. 미시세계의 칼슘 코드가 거시세계 만성질환의 씨앗입니다.
세포의 환원: 죽음에서 재탄생으로
죽은 세포는 어떻게 될까요?
세포가 죽으면 '날 먹어줘(Eat me)' 신호를 보냅니다. 포스파티딜세린이라는 지질이 세포막 바깥으로 노출됩니다. 이것이 신호입니다.
대식세포가 이 신호를 감지합니다. 죽은 세포를 향해 이동합니다. 도착하면 죽은 세포를 통째로 삼킵니다. 리소좀이라는 소화 기관이 세포를 분해합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쪼개집니다. 지질은 지방산으로 쪼개집니다. 뼈대를 이루던 칼슘은 이온 상태로 방출됩니다. 이 재료들은 체액으로 흡수됩니다.

방출된 아미노산과 칼슘은 어디로 갑니까? 다른 세포가 가져갑니다.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새로운 세포의 신호 물질이 됩니다.
죽은 세포의 칼슘이 새로운 세포의 생명 신호가 됩니다. 탄생에서 환원까지, 환원에서 다시 탄생까지. 세포도 순환합니다. 칼슘은 양날의 검입니다. 적당하면 신호, 과하면 독입니다. 그리고 죽음 후에는 다시 생명의 재료가 됩니다.
세포의 생노병사 순환 [표 2-1] 세포의 생로병사와 칼슘코드 매칭

| 단계 | 구분 | 세포(Micro) | 칼슘의 역할 (실행 코드) |
|---|---|---|---|
| 1 | 탄생 | 세포 분열 | 수정란과 마찬가지로, 세포 내로 칼슘 파동이 들어와야 분열이 시작됨 (스위치 ON) |
| 2 | 성장 | 세포 성숙 | 세포 골격(Cytoskeleton)을 단단하게 하고, 기능을 수행할 크기로 키움 |
| 3 | 번식 | 세포 복제 | 똑같은 기능을 가진 다음 세포를 만들기 위해 DNA를 복제하고 나눔 |
| 4 | 쇠퇴 | 기능 저하 | [이중 봉쇄단계] 세포 내에 칼슘 찌꺼기가 쌓이고(석회화), 공급로가 막혀 굶기 시작함 |
| 5 | 사멸 | 세포 괴사 | [7M 발현] 결국 세포막이 터지거나(Necrosis) 굳어서 기능을 멈춤 |
| 6 | 환원 | 분해·흡수 | 죽은 세포는 대식세포 등에 의해 분해되어 아미노산, 칼슘 등으로 쪼개져 체액으로 돌아감 |
표를 보십시오. 세포도 태어나고(분열), 자라고(성숙), 번식하고(복제), 늙고(기능저하), 죽고(괴사), 재료로 돌아갑니다(분해). 그리고 이 모든 단계에서 칼슘이 스위치를 켜고 끕니다. 세포는 우주의 축소판입니다.
인간의 순환과 진화
1883년 영국 런던. 시드니 링거라는 의사가 실험실에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개구리 심장을 꺼내서 여러 가지 용액에 담가보는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수한 식염수에 담그면 심장이 멈췄습니다.
나트륨만 있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수돗물에 담그면 심장이 계속 뛰었습니다. 수돗물에는 있고 식염수에는 없는 것이 무엇일까?

링거 박사는 수돗물을 분석했습니다. 답은 칼슘이었습니다. 수돗물에는 미량의 칼슘이 녹아 있었습니다. 이 작은 양의 칼슘이 심장을 뛰게 하는 열쇠였습니다.
지금도 병원에서 쓰는 '링거 주사액'은 이 발견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나트륨, 칼륨, 그리고 칼슘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습니다. 140년 전 링거 박사의 발견은 지금도 수백만 명의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칼슘은 생명의 열쇠입니다. 140년 전 링거가 발견한 이 열쇠가 현대 의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