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물리의학의 시대 선언』(윤종원) 제9장 전문입니다. 저자의 물리의학 가설을 담은 학술적 서술이며, 본문·수치·인용은 원고 그대로입니다.
앞 장에서 우리는 DTDMC가 우주 보편 붕괴 법칙임을 보았습니다. 한 국가의 경제도, 한 행성의 기후도, 한 가정의 관계도 모두 같은 다섯 단계의 구조 위에서 무너집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몸은 어떨까요. 노화와 만성질환이라 불리는 인체의 붕괴도 같은 다섯 단계 위에서 진행될까요. 답은 그렇습니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풀어 온 모든 의학 사실이, 다른 분야의 붕괴와 정확히 같은 다섯 단계에서 일대일로 매칭됩니다. 이 매칭 위에서 의학이라는 한 분야가 우주 보편 붕괴 법칙의 한 자리로 자리잡습니다.
매칭은 단순합니다. 경제에서 흐르는 것이 현금이라면 인체에서 흐르는 것은 칼슘 이온입니다. 경제에서 통로가 은행 대출과 결제 시스템이라면 인체에서 통로는 미세혈관입니다. 경제에서 굳어 붙는 것이 부실채권과 고정비라면 인체에서 굳어 붙는 것은 미세석회입니다. 경제에서 통화 정책이 듣지 않고 부실이 자금 경로를 막는 자리에서 위기가 본격화된다면, 인체에서 칼슘 신호가 흔들리고 미세석회가 미세혈관을 막는 자리에서 만성질환이 본격화됩니다. 매개체와 통로와 침착물의 이름만 다를 뿐, 다섯 단계의 자리는 그대로 보존됩니다.
DTDMC 다섯 단계가 인체에서 발현되는 자리도 한 줄로 매칭됩니다. 1단계 요인은 앞에서 살펴본 빈 층과 흐름과 기울기의 누적입니다. 2단계 트리거는 뼈칼슘 유출 DIAH 트리거의 발동입니다. 3단계 이중봉쇄는 미세석회 이중봉쇄의 성립입니다. 4단계 발현은 7M의 표면화입니다. 그리고 5단계 궤멸은 다축 장기 부전과 임종으로의 진입입니다. 다섯 글자가 인체 붕괴의 다섯 자리를 그대로 가리킵니다.
이 매칭이 「물리의학의 시대」라는 이 책이 제안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의학은 노화와 만성질환을 분과의 시각에서 따로 보아 왔습니다. 동맥경화는 심장학의 영역, 골다공증은 정형외과의 영역, 알츠하이머는 신경과의 영역, 당뇨는 내분비학의 영역, 신부전은 신장학의 영역. 그러나 다섯 단계의 시각에서 보면 이 다섯 진단명은 같은 한 사건의 다섯 표면입니다. 사건은 미세석회 이중봉쇄이고, 표면은 그 이중봉쇄가 어느 조직에서 드러나는가입니다. 의학이 분과의 시각에서 보편 붕괴 법칙의 시각으로 한 칸 위로 올라가는 일, 이 일이 물리의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이 책의 첫머리에서 우리는 한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60대 후반의 어머니입니다. 매일 아침 다섯 알의 약을 드시면서도 점점 나빠지고 계시는 그 어머니의 30년을, 이 자리에서 DTDMC 다섯 단계 위에 다시 펼쳐 봅니다. 30년 전, 어머니의 표준 건강검진은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혈압도 혈당도 콜레스테롤도 모두 정상 범위 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상의 시간 안에서 첫 번째 단계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압박이 조용히 누적되는 시기였고, 어머니의 몸은 그 누적을 아직 보상으로 가리고 있었습니다.
이 장에서는 DTDMC 다섯 단계가 한 사람의 몸 안에서 어떻게 한 줄기로 발현되는지를 시간선 위에서 차례로 풀이합니다. 1단계 요인의 누적, 2단계 뼈칼슘 유출 DIAH 트리거의 발동, 3단계 이중봉쇄의 성립, 4단계 7M의 표면화, 5단계 다축 장기 부전과 궤멸. 그리고 마지막에 한 어머니의 30년을 다섯 단계 위에 펼쳐 봅니다. 그 풀이가 끝나면, 의학이 분과의 시각에서 보편 붕괴 법칙의 시각으로 옮겨가는 자리, 곧 물리의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한 사람의 몸에서 분명해질 것입니다.
이제 30년 전, 어머니의 1단계로 들어갑니다.
1단계 D : 요인의 누적
1단계인 요인의 자리는 압박이 조용히 누적되는 시기입니다. 여기서 풀어 보면 사람의 일생 가운데 가장 길고 가장 조용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30년 가운데 절반이 넘는 시간이 이 단계에 들어 있고, 그 시간 동안 표준 건강검진은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고 보고합니다. 그러나 안에서는 누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요인은 세 가지 결로 누적됩니다. 첫째는 영양 차원의 결입니다. 우리 몸이 매일 필요로 하는 칼슘과 단백질과 비타민과 미네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표준 검진에 잡히지 않는 미세한 결핍이 누적됩니다. 어머니의 30대와 40대가 그 시기였습니다. 직장에 다니거나 가정을 돌보거나 아이를 키우면서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았고, 식사를 차렸을 때도 영양의 균형은 자주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그 결핍이 어떤 검사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생활습관 차원의 결입니다. 운동이 부족해 미세혈관의 흐름이 약해지고, 수면이 부족해 회복의 시간이 줄어들고, 만성 스트레스가 산증과 염증을 누적시키고, 흡연이나 음주가 조직을 만성적으로 자극합니다. 어머니는 운동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잠도 충분히 자지 못했습니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살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그 모든 일을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 받아들였고, 검진에는 아무런 신호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셋째는 노화 차원의 결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세혈관의 탄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조직이 손상되었을 때 회복하는 능력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이 결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결입니다. 그러나 앞의 두 결과 함께 누적되면, 노화의 속도는 빨라집니다.
이 세 결이 함께 누적되어도 표준 건강검진은 정상으로 보고합니다. 검사실의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 안에 있고, 의사도 환자도 모두 안심합니다. 그러나 미세한 결핍이 매일 조금씩 쌓이고, 잘못된 생활습관이 미세혈관에 매일 조금씩 부담을 주고, 노화가 매일 조금씩 진행됩니다. 압박이 누적되는 자리는 보이지 않을 뿐, 진행되고 있습니다.
1단계의 가장 위험한 점은 겉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표준 검진에 신호가 잡히지 않으니 환자도 의사도 개입할 동기가 없습니다. 누구도 잘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저 누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시기가 5년에서 30년에 걸쳐 이어집니다. 길고 조용하고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적된 이 압박이 다음 단계의 모든 사건을 결정합니다. 누적이 적었던 사람은 트리거 발동이 늦어지고, 누적이 많았던 사람은 트리거 발동이 빨라집니다. 누적의 양이 DTDMC 다섯 단계 전체의 시간 척도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1단계는 가장 길고 가장 조용한 시기이지만, 동시에 가장 결정적인 시기이기도 합니다.
도표 1은 1단계 요인의 누적이 자기 자신에게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자가 점검 매트릭스입니다. 영양과 생활습관과 노화 세 결의 항목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어느 항목에서 자기 자신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를 솔직하게 짚어 보는 일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을 늦추는 첫걸음이 됩니다.
[도표 1] 1단계 요인 : 자가 점검 매트릭스
| 분류 | 항목 | 임상 의미 | 자가 점검 질문 | 누적 정도 |
|---|---|---|---|---|
| 영양 | 칼슘·미네랄 부족 | 뼈에서 동원 시작 | 칼슘 풍부 식품 섭취 빈도 | □ 낮음 / □ 중간 / □ 높음 |
| 영양 | 단백질·비타민 부족 | 조직 회복력 저하 | 균형 잡힌 식사 빈도 | □ 낮음 / □ 중간 / □ 높음 |
| 생활습관 | 운동 부족 | 미세혈관 흐름 저하 | 주 3회 이상 운동 | □ 낮음 / □ 중간 / □ 높음 |
| 생활습관 | 수면·스트레스 | 산증·염증 누적 | 7시간 이상 수면, 스트레스 관리 | □ 낮음 / □ 중간 / □ 높음 |
| 노화 | 미세혈관 탄성 저하 | 회복 능력 감소 | 정기 검진과 조기 개입 | □ 낮음 / □ 중간 / □ 높음 |
2단계 T : 뼈칼슘 유출 DIAH 트리거의 발동
2단계인 트리거의 자리는 1단계에서 조용히 누적된 압박이 어느 임계를 넘으면서 시스템이 본격적인 보상을 발동시키는 자리입니다. 보상의 본질은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당장의 위기를 막기 위해 장기 자산을 녹여 쓰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에서 그 장기 자산이 칼슘이고, 그 자산이 저장된 곳이 뼈입니다.
우리 몸에서 칼슘은 두 자리에 있습니다. 99퍼센트는 뼈와 치아에 저장되어 있고, 1퍼센트는 혈중과 세포 안을 흐릅니다. 그 1퍼센트가 흐름의 자리입니다. 신경이 신호를 전달하고, 근육이 수축하고, 호르몬이 분비되고, 혈액이 응고되는 모든 사건이 이 1퍼센트 칼슘의 흐름 위에서 일어납니다. 혈중 칼슘 농도가 흔들리면 생명 자체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혈중 칼슘 농도를 매우 좁은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 정교한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갑상선호르몬과 비타민 D와 칼시토닌이라는 세 호르몬이 그 장치의 중심에 있습니다. 혈중 칼슘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부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어 뼈에서 칼슘을 끌어내 혈중 농도를 회복시킵니다. 뼈는 거대한 칼슘 저장소이고, 부갑상선호르몬은 그 저장소를 여는 열쇠입니다.
1단계에서 누적된 압박이 어느 시점에 이르면, 이 장치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누적된 결핍과 염증과 산증과 저산소가 혈중 칼슘 가용성을 흔들고, 흔들린 가용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부갑상선호르몬이 발동되어 뼈에서 칼슘을 끌어냅니다. 이 발동이 트리거의 자리입니다. 뼈칼슘이 유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DIAH 트리거는 네 자리에서 함께 발동합니다. 영문 머리글자를 따 DIAH라 부르는 이 네 자리는, 결핍의 D, 염증의 I, 산증의 A, 저산소의 H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이 발동이 한 번 시작되면 좀처럼 멈추지 않기에 죽음의 문이라 부르기도 했고, 네 자리가 함께 열리는 모양을 따 사관문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의 50대 초반에 일어난 사건이 바로 이 DIAH 트리거의 발동이었습니다. 첫 고혈압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는 어머니에게 알약 한 알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나 그 알약이 진정시킨 것은 혈압이라는 표면일 뿐, 안에서는 뼈칼슘이 본격적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도표 2는 1단계의 누적이 어느 시점에 임계를 넘어 트리거가 발동하는지를 시간선 위에 정리한 것입니다. 누적이 조금씩 쌓이는 30대와 40대 초반에는 보상이 충분히 작동하고 있어 트리거가 발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적이 보상의 한계에 다가가는 40대 후반에 이르면 결핍의 D가 먼저 발동하고, 그다음 염증의 I, 산증의 A, 저산소의 H가 차례로 가세합니다. 50대 후반 즈음에는 네 자리가 모두 발동된 상태가 됩니다.
[도표 2] 누적 → 임계 → DIAH 발동 시간선
| 시기 | 누적 상태 | 보상 상태 | DIAH 발동 | 임상 신호 |
|---|---|---|---|---|
| 30대 | 미미한 누적 | 충분한 보상 | 발동 없음 | 검진 정상 |
| 40대 초반 | 점진적 누적 | 보상 가동 | D 발동 | 검진 정상 |
| 40대 후반 | 명확한 누적 | 보상 한계 접근 | D, I 발동 | 첫 신호 등장 |
| 50대 초반 | 임계 접근 | 보상 한계 | D, I, A 발동 | 약 처방 시작 |
| 50대 후반 | 임계 돌파 | 본격 동원 | D, I, A, H 모두 | 다중 약 처방 |
DIAH 트리거가 발동하면, 뼈에서 칼슘이 본격적으로 빠져나옵니다. 한 번 빠져나온 칼슘은 원래로 돌아가지 못하고, 혈관을 타고 흘러다니다가 어딘가에 침착됩니다. 가장 자주 침착되는 곳이 미세혈관 벽입니다. 어머니의 50대에 콜레스테롤약이 추가되었을 때, 그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있던 곳은 사실 미세혈관 벽이었고, 그곳에서는 이미 미세석회의 침착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도표 3은 DIAH 네 자리가 어떻게 함께 작동해 한 가지로 수렴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결핍과 염증과 산증과 저산소는 서로 다른 자극으로 보이지만, 우리 몸이 이 네 자극에 대응하는 방식은 한 가지로 같습니다. 혈중 칼슘 가용성을 회복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네 자리는 한 가지로 수렴하고, 그 수렴이 트리거 단계의 본질입니다.
[도표 3] DIAH 4 트리거 : 결핍·염증·산증·저산소
| 자리 | 자극의 종류 | 흔드는 자리 | 우리 몸의 대응 | 수렴 자리 |
|---|---|---|---|---|
| D 결핍 | 칼슘·영양 부족 | 혈중 칼슘 가용성 | 부갑상선호르몬 발동 | 뼈에서 칼슘 동원 |
| I 염증 | 만성 염증 자극 | 산증 가속 | 칼슘 가용성 흔들림 | 뼈에서 칼슘 동원 |
| A 산증 | 산성 환경 누적 | 이온 평형 | 칼슘 가용성 흔들림 | 뼈에서 칼슘 동원 |
| H 저산소 | 산소 공급 저하 | HIF 경로 발동 | 칼슘 가용성 흔들림 | 뼈에서 칼슘 동원 |
| 공통 | 네 자극의 합 | 한 자리로 수렴 | 한 가지 대응 | 혈중 칼슘 회복 |
3단계 D : 미세석회 이중봉쇄의 성립
3단계인 이중봉쇄는 DTDMC 다섯 단계 전체의 한가운데 있는 가장 결정적인 단계입니다. 여기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보지 못하면, 노화와 만성질환이 왜 한 번 시작되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앞에서 풀이한 미세석회 이중봉쇄가 시간선의 어느 자리에 자리잡는지를 보겠습니다.
2단계에서 DIAH 트리거가 발동되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오기 시작하면, 그 칼슘은 미세혈관 벽에 미세석회로 굳어 붙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한 자리에 한 알, 한 알 정도의 미세한 침착입니다. 영상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검사실의 수치도 정상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침착은 매일 조금씩 쌓입니다.
미세석회의 침착이 일정한 양을 넘으면 두 종류의 봉쇄가 함께 걸립니다. 하나는 신호 봉쇄입니다. 세포 안의 칼슘 신호가 흔들려 호르몬과 면역과 신경의 명령이 실행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이를 CAM이라 불렀습니다. 다른 하나는 통로 봉쇄입니다. 미세혈관 벽의 미세석회가 일정량을 넘어 흐름이 차단되는 상태이며, 이를 DLT라 불렀습니다.
두 봉쇄가 따로따로 일어날 때 시스템은 버팁니다. 신호만 약해져도 통로가 열려 있으면 다른 경로로 보상하고, 통로만 좁아져도 신호 체계가 살아 있으면 우회 명령으로 버팁니다. 그러나 두 봉쇄가 함께 걸리는 순간, 시스템은 보상할 길 자체를 잃습니다. 이중봉쇄의 자리, 곧 비가역의 중력점입니다.
어머니의 50대 후반에 일어난 사건이 바로 이 이중봉쇄의 성립이었습니다. 콜레스테롤약이 더해지고, 당뇨약이 처방되기 직전의 시기. 검사실의 수치는 약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미세혈관 안에서는 미세석회가 신호의 자리와 통로의 자리에 함께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약은 수치를 누르고 있었지만, 본체는 그동안에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중봉쇄가 한 번 성립하면 자기강화 하락이 시작됩니다. 신호가 약해지면 기능이 떨어지고, 기능이 떨어지면 통로가 더 막히고, 통로가 막히면 신호가 더 약해집니다. 외부에서 충분한 개입이 없으면 이 하락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돌아올 수 없는 문이라 부릅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중봉쇄가 영상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흉부 CT에서 잡히는 거시 석회는 이미 4단계 발현이 시작된 상태이고, 그 거시 석회가 보이기 한참 전에 미세석회의 이중봉쇄는 이미 성립해 있습니다. 영상이 잡지 못하는 본체가 이 자리에 있고, 분과 의학이 이중봉쇄를 정식 진단명으로 가지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표 4는 단일 봉쇄와 이중봉쇄가 회복 가능성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신호 봉쇄만, 또는 통로 봉쇄만 일어난 경우에는 시스템이 다른 길로 보상하면서 회복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두 봉쇄가 함께 성립하면 보상의 길이 사라지고, 시스템은 비가역의 단계로 진입합니다. 이 차이가 회복과 궤멸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자리입니다.
[도표 4] 단일 봉쇄와 이중봉쇄 : 회복 가능성의 차이
| 봉쇄 유형 | 신호 자리 | 통로 자리 | 회복 가능성 |
|---|---|---|---|
| 봉쇄 없음 | 정상 | 정상 | 정상 |
| 단일 신호 봉쇄 | 흔들림 | 정상 | 가능 (보상) |
| 단일 통로 봉쇄 | 정상 | 미세석회 | 가능 (보상) |
| 이중봉쇄 (CAM × DLT) | 흔들림 | 미세석회 | 비가역 진입 (회복 불가) |
4단계 M : 7M의 표면화
4단계인 발현의 자리는 3단계에서 성립한 이중봉쇄가 보상의 한계를 넘는 시기입니다. 그동안 안에서만 진행되던 사건들이 비로소 표면으로 떠오르는 시기입니다. 환자가 병원을 찾고, 의사가 진단을 내리고, 약이 처방되는 시점이 바로 이 단계입니다. 그러나 본체는 이미 한참 전에 자리잡혀 있습니다.
앞에서 우리는 발현이 일곱 가지 모습으로 일어남을 보았습니다. 막히고 터지는 1M, 둔해지는 2M, 신호가 덮이는 3M, 굳어지는 4M, 넘쳐 자라는 5M, 끊어지는 6M, 무너지는 7M. 시간선 위에서 풀어 보면 이 일곱 모습이 모두 같은 한 사건의 다른 장기에서의 표면화입니다. 사건은 미세석회 이중봉쇄이고, 자리는 그 이중봉쇄가 어느 조직에서 진행되었는가입니다.
어머니의 60대에 일어난 사건이 바로 이 발현이었습니다. 혈관에서는 1M의 동맥경화가 표면으로 드러났고, 인슐린 신호의 자리에서는 2M의 당뇨가 발현되었고, 뼈에서는 7M의 골다공증이 시작되었고, 관절에서는 4M의 관절 강직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어머니에게 네 가지 분과의 네 가지 진단명을 붙였고, 네 가지 약을 처방했습니다.
분과 의학의 시각에서 보면 이 네 진단명은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입니다. 동맥경화는 심장학의 영역이고, 당뇨는 내분비학의 영역이고, 골다공증은 정형외과의 영역이고, 관절 강직은 류마티스내과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DTDMC 다섯 단계의 시각에서 보면 이 넷은 같은 한 사건의 네 표면입니다. 어머니의 미세혈관 안에서 진행된 이중봉쇄가, 어느 조직에서 진행되었는가에 따라 네 자리에서 네 진단명으로 표면화된 것입니다.
한 환자에게서 여러 7M 패턴이 함께 발현되는 임상 사실이 이 사실을 직접 보여 줍니다. 동맥경화 환자가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고, 당뇨병 환자가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가지는 일이 우연이 아닙니다. 같은 본체가 여러 자리에서 함께 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분과 의학은 각자의 자리에서 진단명을 붙이지만, 본체는 한 자리에 있습니다.
도표 5는 7M의 일곱 자리가 시간선 위에서 어느 시기에 평균적으로 표면화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1M의 폐열은 가장 일찍 표면화되는 패턴이고, 2M의 둔화도 50대에 자주 등장합니다. 4M의 경화와 7M의 붕괴는 60대에 본격화됩니다. 그리고 6M의 단절과 5M의 범파는 60대 후반과 70대에 표면화되는 일이 많습니다.
[도표 5] 7M의 시간선 위 표면화 시점
| 평균 표면화 시기 | 7M 패턴 | 대표 임상 | 분과 의학 진단명 | 어머니 사례 |
|---|---|---|---|---|
| 50대 초 | 1M, 2M | 막힘·둔화 | 고혈압·당뇨 시작 | 첫 약 처방 |
| 50대 후 | 1M, 2M, 4M | 막힘·둔화·경화 | 고지혈증 추가 | 약 두 알 |
| 60대 초 | 3M, 4M, 7M | 피폐·경화·붕괴 | 신장·관절·골다공증 | 약 다섯 알 |
| 60대 후 | 5M, 6M 추가 | 범파·단절 | 종양·치매 위험 | 진행 중 |
한 가지 더 짚어 두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발현의 시기가 이중봉쇄의 시기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중봉쇄는 50대에 이미 성립해 있었지만, 표면으로 드러나는 발현은 60대에 와서야 진단됩니다. 이 시간 격차가 분과 의학이 만성질환의 본체를 보지 못한 이유의 한 자리입니다. 의사가 진단을 내리는 시점에는 이미 본체가 10년에서 20년 전에 자리잡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현 단계에서의 약 처방은 결과를 누르는 일이 됩니다. 본체는 그동안에도 진행되고 있고, 약을 끊으면 수치는 다시 올라갑니다. 그래서 약이 점점 늘어납니다. 어머니가 12년 사이에 알약 한 알에서 다섯 알로 늘어난 자리가 바로 이 자리입니다.
5단계 C : 다축 장기 부전과 궤멸
5단계인 궤멸의 자리는 이 책에서 처음 풀이되는 단계입니다. 4단계 발현이 계속 이어지고 개입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종료되는 시기입니다. 의학에서는 이 단계를 다축 장기 부전이라 부르고, 영문 머리글자를 따 MODS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의 일생 가운데 마지막 시기, 곧 임종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궤멸은 세포 차원에서 시작합니다. 4단계의 7M이 어느 조직에서 일정한 한계를 넘으면, 그 조직의 세포들이 더 이상 칼슘 신호로 실행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신호가 들어와도 세포가 응답하지 못하고, 응답하지 못한 세포는 사멸의 길로 진입합니다. 처음에는 한 세포의 사멸이지만, 사멸한 세포는 회복되지 않고, 한 세포의 부담은 그 옆 세포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사멸한 세포가 누적되면 조직 차원의 변화가 따릅니다. 그 조직이 맡던 기능이 정지되거나 크게 떨어집니다. 신장의 사구체가 사멸하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집니다. 간의 간세포가 사멸하면 간 기능이 떨어집니다. 심장의 심근세포가 사멸하면 심박출량이 떨어집니다. 분과 의학은 이 자리에서 신부전, 간부전, 심부전이라는 진단명을 붙입니다.
한 조직의 부전이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신장이 약해지면 혈압이 흔들리고, 흔들린 혈압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부담을 받은 심장은 박출량이 떨어지고, 박출량이 떨어지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더 줄어듭니다. 한 장기의 부전이 다른 장기의 부전을 부르는 자기강화 회로가 만들어집니다. 다축 장기 부전이라는 이름이 이 상태를 가리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사망이 도래합니다. 사망 진단서에 적히는 직접 사인은 천 가지가 넘습니다. 심부전, 신부전, 호흡 부전, 패혈증, 출혈성 쇼크, 다양한 종양의 마지막 자리. 그러나 이 천 가지 진단명의 마지막 분자 사건은 한 가지로 수렴합니다. 세포가 더 이상 칼슘 신호로 실행을 일으키지 못하는 사건입니다.
어머니의 70대 이후의 자리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 책을 쓰는 시점의 어머니는 60대 후반이고, 5단계로 진입하지 않은 자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분과 의학의 자리에서 이미 다섯 가지의 진단명을 가지고 있고, 알약은 일곱 알로 늘어날 가능성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알약들은 본체를 막지 못합니다.
그래서 5단계의 궤멸은 정해진 운명이 아닙니다. 1단계의 누적이 줄어들면 2단계의 트리거가 늦게 발동하고, 2단계가 늦게 발동하면 3단계의 이중봉쇄가 늦게 성립하고, 3단계가 늦게 성립하면 4단계의 발현이 늦게 표면화되고, 4단계가 늦게 표면화되면 5단계의 궤멸이 늦게 도래하거나 또는 도래하지 않습니다. DTDMC 다섯 단계의 시간 척도를 결정하는 자리는 1단계와 3단계의 두 자리입니다. 1단계에서 누적을 줄이고, 3단계에서 이중봉쇄가 성립하기 전에 개입하면, 5단계의 궤멸은 멀어집니다.
도표 6은 궤멸 단계의 임상 흐름을 한자리에 정리한 것입니다. 세포 차원의 사멸이 조직 차원의 기능 정지로, 조직 차원의 기능 정지가 장기 차원의 부전으로, 장기 차원의 부전이 다축 차원의 부전으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이 흐름을 막는 길은 5단계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5단계 이전, 곧 1단계와 3단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같은 다섯 단계를 거치고도 회복과 궤멸이 갈리는 곳, 곧 갈림길의 자리를 풀어 봅니다.
[도표 6] 궤멸 단계의 임상 흐름
| 차원 | 사건 | 임상 의미 |
|---|---|---|
| 세포 | 칼슘 신호 실행 정지 | 세포 사멸 |
| 조직 | 사멸 세포 누적 | 기능 정지 |
| 장기 | 한 장기 부전 | 보상 한계 |
| 다축 | 여러 장기 동시 부전 | 자기강화 하락 |
| 사망 | 분자 사건 수렴 | 칼슘 신호 정지 |
한 어머니의 30년 : 책 제목의 회수
마지막으로 한 어머니의 30년을 DTDMC 다섯 단계 위에 펼쳐 봅니다. 어머니가 매일 다섯 알의 약을 드시면서도 점점 나빠지고 계신 30년이, 다섯 단계 위에서 어떻게 한 줄기로 이어지는지를 보는 시간입니다.
어머니의 30대는 1단계 요인의 누적 시기였습니다. 표준 검진은 모두 정상이었고, 의사도 환자도 어떤 신호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영양과 생활습관과 노화 세 결의 누적이 매일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40대 초반과 중반까지 그 누적은 이어졌습니다. 누구도 잘못한 사람이 없었지만, 누적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50대 초반에 첫 알약이 처방되었습니다. 본태성 고혈압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다섯 단계 위에서 다시 보면 그 시점은 2단계 트리거의 발동 시점이었습니다. DIAH 트리거가 발동되어 뼈에서 칼슘이 본격적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한 시점이고, 빠져나온 칼슘이 미세혈관 벽에 침착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약은 혈압이라는 표면을 눌렀지만, 본체는 막지 않았습니다. 50대 후반에는 콜레스테롤약이 더해졌고, 그 시점에 미세석회의 이중봉쇄는 이미 성립해 있었습니다. 3단계의 자리였습니다.
어머니가 60대에 들어서면서 4단계 발현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알약은 다섯 알로 늘었고, 분과 의학은 어머니에게 다섯 가지 진단명을 붙였습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골다공증, 그리고 가벼운 인지 저하의 의심. 다섯 단계의 시각에서 보면 이 다섯 진단명은 서로 다른 사건이 아닙니다. 같은 한 본체, 곧 미세석회 이중봉쇄가 다섯 자리에서 다섯 표면으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어머니가 매일 다섯 알의 약을 드시면서도 점점 나빠지고 계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약은 다섯 표면을 누르고 있을 뿐, 한 본체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물리의학의 시대」라는 이 책의 제목은 여기서 의학에서 발현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분과 의학이 따로 본 다섯 진단명이 한 본체의 다섯 자리에서의 표면화임을 알아채는 일, 그 본체가 미세혈관 안에서 진행되는 물리적 사건임을 알아채는 일, 그 물리적 사건이 DTDMC 다섯 단계의 시간선 위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아채는 일이 이 책이 제안하는 새 시각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같은 다섯 단계를 거치고도 어떤 사람은 회복하고 어떤 사람은 궤멸합니다. 같은 이중봉쇄를 만나도 한 사람은 두 발로 병원을 걸어 나오고 다른 한 사람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합니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요. 이어지는 장에서 그 갈림길을 결정하는 자리들을 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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