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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서재2026.07.0322분 읽기조회 7

빠져나온 칼슘은 어디로 가는가 (1)

통로와 신호가 함께 막히는 자리, 미세석회와 이중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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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DMC Lab 연구소
DTDMC 연구소
이 글은 『물리의학의 시대 선언』(윤종원) 제6장의 앞부분입니다. 저자의 물리의학 가설을 담은 학술적 서술이며, 본문·수치·인용은 원고 그대로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답답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싱크대 배수구가 막혀 물이 빠지지 않을 때. 출퇴근 시간 도로가 꽉 막혀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할 때. 환풍기가 고장 난 좁은 방에서 점점 숨이 답답해질 때. 이런 순간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들어옴과 나감이 동시에 멈춘다는 것입니다. 한 길이 막혔을 뿐인데 양쪽 흐름이 함께 끊깁니다. 그리고 이 답답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집니다.

우리 몸 안에서도 똑같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모든 세포는 살기 위해 두 가지를 필요로 합니다. 산소와 영양과 호르몬은 안으로 들어와야 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과 독소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들어옴(IN)과 나감(OUT). 이 양방향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계속될 때만 세포는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이 일어나는 자리가 미세혈관입니다. 미세혈관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들어옴과 나감이 같은 자리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양방향 교환소입니다.

그래서 미세혈관에서 무언가가 일어나면, 한 가지 사건이 아니라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통로가 좁아지면 산소와 영양이 들어오는 길이 막히는 동시에 노폐물이 나가는 길도 막힙니다. 들어와야 할 것이 들어오지 못하고, 나가야 할 것이 나가지 못하는 사건이 같은 자리에서 한꺼번에 발생합니다. 이것이 이 책에서 이중봉쇄라고 부르는 사건입니다. 한 길만 막혔다면 인체는 보상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길이 동시에 막히면, 회복 모드는 끝나고 생존 모드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그 전환은 비가역적입니다.

이 사건은 분자 신호의 이상 이전에, 물리적 사건입니다. 길이 좁아지고, 흐름이 멈추고, 통로가 막히는 구조의 사건입니다. 막힌 배수구도 꽉 막힌 도로도 답답한 방도, 우리가 이미 일상에서 알고 있는 그 답답함의 본질이 흐름의 물리적 차단인 것처럼,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이중봉쇄도 같은 종류의 사건입니다. 이것이 이 책이 물리의학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까닭입니다. 노화와 만성질환의 본체는 분자 신호의 이상 이전에, 흐름과 통로와 구조가 물리적으로 변형되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앞 장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았습니다. 결핍·염증·산증·저산소가 한꺼번에 당겨질 때 인체는 같은 응급 처방을 발동하여 뼈에서 칼슘을 풀어낸다는 사실. DIAH 트리거가 노화와 만성질환의 시작점이고, DIAH 사관문이 모든 죽음으로 가는 마지막 통로라는 사실. 그리고 칼슘이 인체의 모든 위기에서 가장 먼저 동원되는, 생명 대사의 중심 매개체라는 사실. 한 가지 질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빠져나온 칼슘은 어디로 갑니까. 정상적인 환경이라면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뼈로 회수됩니다. 그러나 DIAH 트리거가 만성적으로 당겨지는 환경에서는 회수가 따라가지 못합니다. 회수되지 못한 칼슘이 인체 안에서 새로운 자리에 정착합니다. 그 자리가 바로 미세혈관의 벽입니다.

이 장은 그 정착의 이야기입니다. 칼슘이 미세혈관 벽 어디에 정착하는지, 그곳에서 어떤 사건이 시작되는지, 왜 한 번 시작되면 회복이 어려운지를 차례로 풀어 봅니다. 심혈관 의학은 동맥경화를 다루고, 신장 의학은 만성 신부전을 다루고, 내분비 의학은 당뇨합병증을 다루고, 정형 의학은 골다공증을 다룹니다. 분과 의학은 이 네 가지를 따로 진단하고 따로 치료합니다. 그러나 그 사건들의 본체를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보면 모두 같은 한 가지 사건으로 수렴합니다. 빠져나온 칼슘이 미세혈관 벽에 정착하여 들어옴과 나감의 두 흐름을 동시에 막는 사건입니다. 분과 의학이 따로 보아 온 노화와 만성질환의 발현들이, 미세혈관의 흐름이라는 물리 차원에서는 하나입니다.

앞 장의 끝에서 우리는 한 가지 길의 약속을 받았습니다. 결정 인자가 자리를 잡고, 트리거가 당겨지고, 이중봉쇄가 만들어지며, 손상이 발현되고, 결국 붕괴로 이어지는 다섯 단계의 통합 경로입니다. 이 다섯 단계의 영문 머리글자를 묶어 우리는 DTDMC라 부릅니다. 결정 인자, 트리거, 이중봉쇄, 손상 발현, 붕괴. 지금까지 우리가 본 여러 갈래의 풍경, 곧 의학의 빈 층, 인체 흐름과 미세혈관, 자연 보편 법칙으로서의 기울기, 칼슘의 양가성, 그리고 DIAH 트리거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작업이 바로 이 DTDMC의 길입니다. 이 장은 그 다섯 단계 가운데 앞의 네 단계, 곧 결정 인자에서 손상 발현에 이르는 본체의 길을 풀어 봅니다. 마지막 단계인 붕괴와 그 임상 발현의 일곱 가지 패턴은 이어지는 장에서 다룹니다.

미세석회 이중봉쇄 : 영상이 잡지 못하는 본체

겉으로 드러난 큰 플라크, 신장 기능 저하, 혈당 상승은 결과의 얼굴입니다. 그 아래에는 미세혈관의 공급과 배출이 동시에 좁아지는 흐름 붕괴가 오래 누적되어 있습니다. 노화와 만성질환의 본체는 더 작은 곳, 표준 영상으로는 잡히지 않는 자리에 있습니다. 미세혈관입니다.

인체에는 두 종류의 혈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큰 혈관, 대동맥, 심장 동맥, 뇌 동맥, 콩팥 동맥, 그리고 거의 보이지 않는 미세혈관, 직경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소동맥, 모세혈관, 세정맥. 인체 혈관의 길이를 모두 더하면 약 십만 킬로미터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대부분이 미세혈관입니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큰 혈관이 아니라 미세혈관과 직접 닿아 있습니다. 산소도, 영양도, 호르몬도, 면역 세포도, 미세혈관을 통해서만 세포에 도달합니다.

바로 이 미세혈관 벽에서, 빠져나온 칼슘이 정착의 자리를 찾습니다. 칼슘 이온이 인산 이온과 만나 결합하여 미세한 광물 결정을 형성합니다. 직경이 나노미터에서 수십 마이크로미터에 이르는 미세 결정. 이것이 미세혈관 미세석회입니다. 이 미세석회는 미세혈관 벽에 위치하면서 통로 차원의 흐름을 좁힐 뿐 아니라, 같은 자리에서 세포가 받는 신호 차원도 함께 흔듭니다. 통로와 신호 두 차원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봉쇄, 이 책 전체의 본체로 지목되는 사건이 바로 이것이며, 이 책에서는 이 본체 사건을 미세석회 이중봉쇄라 부릅니다.

미세석회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표준 영상으로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단층촬영의 표준 해상도는 약 0.5밀리미터이고, 미세 정밀 영상을 사용해도 약 0.2밀리미터 수준이 한계입니다. 그러나 미세혈관 미세석회의 크기는 그보다 훨씬 작습니다. 표준 영상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의 데머·틴투트 연구진이 미국 심혈관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발표한 종합 검토는 혈관 석회화가 단순한 노화의 산물이 아니라 능동적인 광물화 과정이라는 것을 정리했습니다. 그 검토는 혈관 벽에서 칼슘과 인이 결합해 결정 형성이 시작되는 사건이 임상 증상이 발현되기 훨씬 전부터 진행되며, 표준 영상이 잡아내지 못하는 미세 단계가 본체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분자·세포 수준의 증거로 보였습니다. 환자는 아직 어떤 증상도 느끼지 못하고, 의사도 영상에서 어떤 이상도 발견하지 못하지만, 미세혈관 벽에서는 칼슘-인산 결정이 이미 침착을 시작하고 있는 시기. 이 시기를 임상 무증상 잠복기라고 부릅니다.

독일의 란저 등 다국적 연구진이 유럽 심혈관 학술지에 발표한 또 다른 종합 검토는 이 사건의 또 한 가지 결정적 사실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세혈관에서 일어나는 매체 석회화가 큰 동맥의 내막에서 시작되는 일반적인 동맥경화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별개의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매체 석회화는 임상 무증상으로 천천히 누적되며, 표준 영상으로는 잡기 어렵지만, 미세혈관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노화와 만성질환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자리는 큰 동맥의 플라크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작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매체 석회화입니다.

[도표 1] 거시 석회와 미세 석회의 비교

항목미세혈관 미세석회거시 석회
크기나노미터에서 수십 마이크로미터밀리미터에서 센티미터
위치소동맥·모세혈관·세정맥 벽큰 혈관·조직·장기
영상 검출표준 CT 불검출 (해상도 0.5mm)영상 가시 (임상 진단 대상)
임상증상 발현 전 잠복기진단 시점에 이미 진행 단계
시간 순서먼저 진행나중에 가시화

미세석회 이중봉쇄가 노화와 만성질환의 본체로 지목되는 이유는 단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미세혈관에서 일어난다는 사실 그 자체가 결정적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그 이유를 풀어 봅니다.

미세혈관의 두 길 : 공급과 배출

미세혈관은 단순한 통로가 아닙니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수행하는 양방향 교환 시스템입니다.

한쪽 방향으로는 세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옵니다. 산소, 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비타민, 미네랄, 호르몬, 면역 세포, 약물. 이것이 공급입니다. 다른 쪽 방향으로는 세포가 만들어 낸 모든 것이 빠져나갑니다. 이산화탄소, 대사 노폐물, 젖산, 요산, 독소, 과잉된 염증 물질. 이것이 배출입니다. 미세혈관 벽(한 층의 내피 세포)을 사이에 두고 양방향 교환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급이 막히면 세포는 굶고, 배출이 막히면 세포는 자기 노폐물에 잠깁니다. 두 길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봉쇄되면 세포는 즉시 위기에 빠집니다. 그러나 인체는 한쪽이 부분적으로 막혀도 다른 쪽이 활성화되어 보상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길이 좁아지면 다른 길이 더 열려, 세포는 어느 정도까지 견딥니다.

[도표 2] 미세혈관의 두 기능 : 공급과 배출

방향역할주요 물질봉쇄 시 사건
공급(IN)세포 입장산소·포도당·아미노산·호르몬·면역 세포·약물에너지 결핍·기능 정지·약물 도달 실패
배출(OUT)세포 출장이산화탄소·대사 노폐물·젖산·요산·독소·염증 물질자가 중독·산성화·염증 누적·세포 사망

문제는 같은 자리(같은 미세혈관 벽)에서 두 길이 만난다는 점입니다. 미세혈관 벽에 미세석회가 침착되면 이 벽을 통과하는 양방향 교환이 모두 영향을 받습니다. 공급 신호가 약해지고, 배출 통로가 좁아집니다. 두 길이 동시에 막히기 시작합니다.

두 길이 동시에 약해지는 사건을 평범한 표현으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세포는 영양과 산소를 덜 받게 되고, 동시에 노폐물을 덜 배출하게 됩니다. 굶음과 중독이 동시에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정확히 해 둘 점이 있습니다. 공급과 배출은 모두 미세혈관 통로를 통한 물질 수송 사건입니다. 이 통로 차원의 봉쇄를 이 책에서는 통로봉쇄, 줄여서 DLT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노화와 만성질환의 진짜 본체를 만드는 사건은 통로 차원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통로 차원과는 다른 또 하나의 차원, 곧 세포가 자신의 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해 받아야 할 신호의 차원이 함께 봉쇄될 때 비로소 회복이 끝납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두 차원의 정체와 그 결합을 정확히 풀어 봅니다.

이중봉쇄 : 통로봉쇄(DLT)와 신호봉쇄(CAM)가 함께 작동할 때

인체의 세포는 두 가지 차원에서 동시에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첫째는 물리 수송 차원입니다. 미세혈관을 통해 산소와 포도당과 아미노산이 들어오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과 독소가 나갑니다. 이 양방향 물질 흐름이 막히면 세포는 굶고 중독됩니다. 둘째는 신호 차원입니다. 세포는 외부에서 받는 다양한 신호, 호르몬, 성장 인자, 면역 신호, 그리고 가장 핵심적으로 세포 안의 칼슘 이차 신호를 정확하게 받아 자신의 기능을 작동시킵니다. 근육의 수축, 신경의 전달, 호르몬의 분비, 세포의 분화와 사멸 조절이라는 이 모든 작동이 신호 차원에 의존합니다.

이 두 차원에 각각 봉쇄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미세혈관 미세석회가 미세혈관의 내경을 좁히면 물질 수송이 저하됩니다. 산소 공급이 줄고 노폐물 배출이 막힙니다. 이 사건이 통로봉쇄(DLT)입니다. 한편 같은 칼슘이 혈중에서 반복적으로 변동하면 세포 안의 칼슘 이차 신호의 안정성이 교란됩니다. 세포는 외부 신호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고, 기능 작동의 정밀성을 잃습니다. 이 사건이 신호봉쇄(CAM)입니다.

주목할 사실은 두 봉쇄가 모두 같은 한 가지 사건에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뼈에서 빠져나온 칼슘. 그 칼슘이 미세혈관 벽에 고체로 침착되면 통로봉쇄가 만들어지고, 같은 칼슘이 혈중에서 농도 변동을 일으키면 신호봉쇄가 만들어집니다. 한 가지 물질이 두 가지 봉쇄를 동시에 진행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사실. 인체는 단일봉쇄에는 매우 강합니다. 통로봉쇄(DLT)만 발동된 경우. 즉 미세혈관 흐름이 좁아지더라도 신호가 정상이라면, 세포는 저산소 적응 기전을 정확하게 가동합니다. 저산소 유도 인자가 활성화되어 발효 대사로 전환하고, 자가포식이 작동하여 세포 안의 자원을 재활용하며, 세포 사멸 회로도 정밀하게 조절됩니다. 시간을 벌고 회복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신호봉쇄(CAM)만 발동된 경우. 즉 칼슘 신호가 불안정해도 통로가 정상이라면, 세포는 외부 호르몬과 항상성 기전의 보상으로 신호 변동을 어느 정도 흡수합니다. 부정맥의 일부 형태나 일시적 경련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시스템 차원의 보상이 작동합니다. 두 경우 모두 잔존하는 한 차원이 시스템의 회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두 봉쇄가 동시에 발동하는 순간, DLT와 CAM이 함께 작동하는 순간, 보상 경로 자체가 사라집니다. 신호 차원이 흔들려서 세포가 보상 기전을 정확하게 가동할 수 없는 동안, 통로 차원이 막혀서 보상에 필요한 에너지와 물질도 공급되지 않습니다. 보상을 작동시킬 신호도 없고, 작동시킬 자원도 없습니다. 회복 모드는 끝나고, 인체는 생존 모드로 전환됩니다. 이것이 이중봉쇄입니다.

이중봉쇄는 단순히 두 봉쇄의 합이 아닙니다. 두 차원의 보상 경로가 서로의 작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 차원이 막히는 순간 다른 차원의 회복도 함께 멈춰 버립니다. 미세혈관 벽의 같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사건, 곧 통로의 협착(DLT)과 신호의 변동(CAM)이 결합하여 노화와 만성질환의 비가역적 본체를 만듭니다. 그래서 이 책은 분과 의학에서 따로 보아 온 노화와 만성질환의 공통 본체를 통로봉쇄와 신호봉쇄의 결합인 이중봉쇄로 규정합니다.

이중봉쇄의 강도는 두 봉쇄 지수의 곱으로 정확히 표현됩니다. 신호봉쇄 지수를 CAM이라 하고 통로봉쇄 지수를 DLT라 하면, 두 지수의 곱이 이중봉쇄 지수(B*)입니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B* = CAM × DLT

이 지수가 임계점을 넘는 순간 인체는 회복 모드에서 생존 모드로 전환합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왜 곱셈이어야 하는지, 덧셈이 아니라, 그 이유를 분명히 풀어 봅니다.

[도표 3] 단일봉쇄와 이중봉쇄의 차이

상태신호봉쇄 (CAM)통로봉쇄 (DLT)보상 메커니즘회복 가능성
CAM 단일봉쇄발동정상호르몬·항상성 보상회복 가능
DLT 단일봉쇄정상발동HIF·혐기 대사·자가포식 보상회복 가능
이중봉쇄발동발동보상 경로 자체 소멸비가역

왜 곱셈인가

한 사람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이중봉쇄 사건이 왜 곱셈식으로 표현되어야 하는지에는 세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의적인 수식 선택이 아니라, 물리 법칙이 그렇게 요구합니다.

첫째, 한쪽이 살아 있으면 전체가 살아 있다

신호 차원이 완전히 정상인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신호봉쇄(CAM)가 0에 가깝다면, 통로봉쇄(DLT)가 부분적으로 발동되어도 세포는 견딜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통로 차원이 완전히 정상이라면, 신호봉쇄(CAM)가 부분적으로 발동되어도 세포는 견딜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라도 정상이면, 인체는 회복 모드로 작동합니다.

이를 수학으로 옮기면 분명해집니다. 어느 한 축의 봉쇄 지수가 0이라면, 두 축의 곱도 0입니다. 한 축만 살아 있으면 전체 봉쇄 지수가 0이 됩니다. 즉 봉쇄가 성립하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곱셈만이 이 사실을 정확히 표현합니다. 인체의 보상 시스템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한 축이 살아 있는 한, 전체 흐름은 멈추지 않습니다.

둘째, 덧셈은 단일봉쇄와 이중봉쇄를 구분하지 못한다

만약 우리가 두 봉쇄 지수를 합으로 표현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신호봉쇄(CAM)가 매우 심각하게 발동된 상태이고 통로봉쇄(DLT)는 정상이라도, 합산값이 봉쇄 임계를 넘게 됩니다. 즉 단일봉쇄가 이중봉쇄로 잘못 진단됩니다. 그러나 임상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축만 발동된 환자는 다른 축의 보상으로 견디고 회복합니다. 이중봉쇄 환자만이 비가역적인 사건으로 진행합니다.

곱셈식은 이 현실을 정확히 반영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곱은 0입니다. 단일봉쇄로 정확히 판정됩니다. 덧셈은 진단 오류의 구조적 가능성을 만들지만, 곱셈은 그 오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셋째, 푸아죄유 법칙이 그렇게 말한다

관 안을 흐르는 점성 유체의 유량을 기술하는 가장 기본 물리 법칙이 푸아죄유 법칙입니다. 1846년 프랑스 의학자 푸아죄유가 발견한 이 법칙은 다음과 같이 쓰여집니다.

Q = (π × ΔP × r⁴) / (8 × μ × L)

여기서 Q는 유량(흐르는 양), ΔP는 압력 차이(흐름을 만드는 기울기), r은 통로의 반경, μ는 점도, L은 길이입니다. 이 공식의 핵심은 유량이 압력 기울기와 반경의 4제곱의 곱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입니다.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입니다.

미세혈관의 이중봉쇄에 이 법칙을 대응시키면 정확히 같은 구조가 드러납니다. 압력 기울기가 약해지는 사건은 신호 차원의 봉쇄(CAM)에 대응하고, 통로의 반경이 좁아지는 사건은 물리 통로의 봉쇄(DLT)에 대응합니다.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면 유량은 두 변화의 곱으로 변합니다. 곱셈은 우리가 임의로 고른 수식이 아니라, 흐름이라는 물리 사건의 본래 구조입니다.

이 사실이 이 책 전체의 핵심에 닿습니다. 노화와 만성질환은 분자 수준의 화학 반응 사건이 아니라, 흐름 수준의 물리 사건입니다. 그래서 분과 의학이 분자 수준에서만 따로 보아 온 동맥경화·신부전·당뇨합병증·골다공증이, 흐름의 물리 차원에서는 같은 한 가지 사건으로 수렴합니다. 미세혈관에서 일어나는 이중봉쇄. 그것이 노화와 만성질환의 물리적 본체입니다.

[도표 4] 이중봉쇄 지수 B*의 세 시나리오

시나리오신호봉쇄 (CAM)통로봉쇄 (DLT)이중봉쇄 지수 (B*)판정
A. CAM 단일봉쇄0.90.10.09안전, 보상 가능
B. 부분 이중봉쇄0.50.50.25경계, 진행 중
C. 심각 이중봉쇄0.80.80.64이중봉쇄 성립, 비가역

시나리오 A에서, 신호봉쇄(CAM)가 0.9로 매우 심각하게 발동되어 있어도, 통로봉쇄(DLT)가 0.1로 거의 정상에 가까우면, 이중봉쇄 지수는 0.09에 머뭅니다.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합니다. 시나리오 C는 정반대입니다. 두 차원이 각각 0.8 수준에서 동시에 발동되면 곱은 0.64로 봉쇄 임계점을 넘습니다. 한 축이 살아 있으면 전체가 살고, 두 축이 동시에 약해지면 전체가 죽습니다. 곱셈이라는 단순한 연산 안에, 인체의 회복 시스템과 그 한계가 정확히 담겨 있습니다.

이 곱셈 구조는 회복 전략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습니다. 한 차원만 회복시켜도, 곱은 그 차원에 비례하여 회복됩니다. 두 차원을 함께 회복시키면, 곱은 두 회복분의 곱으로 회복됩니다. 단일 차원 개입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다차원 통합 개입이 비례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임상 관찰도 정확히 같은 곱셈 구조의 결과입니다. 한 가지 약물이나 한 가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는 만성질환의 진행을 멈추기 어렵지만, 신호 축과 통로 축을 동시에 회복시키는 통합 개입은 곱의 형태로 효과가 폭증합니다. 만성질환을 다룰 때 우리가 단일 차원 개입이 아니라 여러 차원의 통합 개입을 추구해야 하는 수학적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석회화 가속 : 왜 어떤 사람이 더 빨리 굳는가

같은 만큼의 칼슘이 빠져나와도 어떤 사람의 미세혈관은 빠르게 굳고, 어떤 사람의 미세혈관은 천천히 굳습니다. 같은 식생활을 해도 한 사람은 50대에 동맥경화로 진행하고, 다른 사람은 80대까지 미세혈관이 깨끗합니다. 석회화의 속도를 결정하는 변수는 무엇일까요.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의 호프바우어 등 연구진이 국제 골다공증 학술지에 발표한 종합 검토는 한 가지 결정적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골다공증과 혈관 석회화가 따로 진행되는 두 사건이 아니라, 같은 환자 안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같은 분자 메커니즘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사건과 혈관에 칼슘이 침착되는 사건이 같은 트리거 신호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이는 우리가 분과 의학에서 따로 보아 온 두 질환이 본질적으로 한 가지 사건의 두 측면이라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그 검토와 이어지는 연구들이 미세혈관 석회화 가속의 결정적 변수가 세 가지로 정리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첫째 변수는 칼슘과 인의 과포화 상태입니다. 빠져나온 칼슘은 인산과 결합해 결정을 만듭니다. 혈중 칼슘과 인의 농도가 높을수록 결정 형성이 빨라집니다.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미세혈관 석회화가 폭증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인체가 칼슘과 인의 균형을 잃으면, 결정 형성의 화학적 출발점이 만들어집니다.

둘째 변수는 혈관 벽 세포의 정체성 전환입니다. 정상 미세혈관 벽에는 혈관 평활근 세포라는 세포가 존재합니다. 이 세포는 본래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염증이나 산화 스트레스, 고혈당, 노화 산물이 만성적으로 작용하면 이 세포가 정체성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레이놀즈 등 연구진이 미국 신장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는 혈관 평활근 세포가 칼슘과 인의 농도 변화에 노출되었을 때 세포 안의 미세 소포가 결정 형성을 직접 시작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스피어 등 연구진이 미국 심혈관 연구지에 발표한 또 다른 분자생물학 연구는 같은 세포가 골 형성 세포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는 전환을 단계별로 추적했습니다. 그 두 연구가 함께 보여 준 사실은 분명합니다. 한 번 이 전환이 일어나면 미세혈관 벽이 능동적으로 칼슘 결정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단순한 침착을 넘어선 능동적 석회화입니다.

셋째 변수는 인체가 가진 석회화 억제 인자의 감소입니다. 인체는 석회화를 막기 위한 정교한 방어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트릭스 GLA 단백질, 페투인-A, 피로인산, 세 가지 분자가 미세혈관 벽에서 결정 형성을 적극적으로 차단합니다. 그런데 노화, 비타민 K 결핍, 만성 신부전, 만성 염증이 누적되면 이 억제 인자들이 약해집니다. 매트릭스 GLA 단백질은 비타민 K가 있어야 활성화되는데, 만성 결핍에서는 그 활성이 의미 있게 감소합니다. 방어가 약해지면 결정이 더 잘 형성됩니다.

『물리의학의 시대 선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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