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암보다 무서운 몸속의 돌』(윤종원) 앞 편에 이어집니다. 본문·수치·인용은 원고 그대로입니다.
1. 면역과 지혈: 칼슘이 몸을 지킨다
면역 시스템을 군대로 비유하면, T세포, B세포, 대식세포, 비만세포가 병사들입니다. 훈련받고 무기가 비축되어 있지만, 출격 명령이 없으면 군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칼슘이 출격 명령을 내립니다. T세포가 항원을 인식하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상승하고, 칼시뉴린 경로가 활성화되어 T세포가 활성화됩니다. 비만세포가 알레르겐을 인식하면 칼슘이 유입되어 히스타민 과립이 방출됩니다.
혈액 응고도 칼슘이 실행합니다. 혈관이 손상되면 혈소판이 손상 부위에 노출된 콜라겐과 접촉하고, 세포 내 칼슘이 상승하고, 혈소판이 활성화되어 모양이 바뀌고 서로 응집합니다.
응고 연쇄 반응의 여러 단계에서 칼슘은 '응고인자 IV'로서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병원체와 싸우고 피를 멎게 하는 모든 방어 작용에 칼슘이 관여합니다.
2. 기침과 재채기: 비상 배출 시스템
기침 반사와 재채기 반사를 비상 배출 장치로 비유하면, 센서와 발사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이물질은 배출되지 않습니다.
이물질이 기도에 들어오면 칼슘이 발사 버튼을 누릅니다. 자극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반사 신호가 뇌간으로 전달되고, 뇌간에서 호흡 근육으로 명령이 나가고,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폭발적인 수축이 일어납니다. 공기와 이물질이 시속 수십에서 백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속도로 배출됩니다.

3. 눈 깜빡임: 하루 2만 번의 와이퍼
눈꺼풀 시스템을 자동차 와이퍼로 비유하면, 와이퍼 블레이드와 모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와이퍼를 작동시키지 않으면 앞유리는 닦이지 않습니다.

매 순간 칼슘이 와이퍼를 작동시킵니다. 안륜근에 칼슘이 유입되면 눈꺼풀이 닫히고, 칼슘이 빠지면 눈꺼풀이 열립니다. 하루 1만에서 2만 회, 이 과정이 반복되어 각막이 촉촉하게 유지됩니다.
4. 동공, 눈물, 땀, 소름, 기도 청소

빛이 갑자기 밝아지면 칼슘이 동공의 조리개를 조입니다, 마치 카메라가 강한 빛을 만나면 자동으로 조리개를 좁혀 필름을 보호하듯, 우리 눈도 과도한 빛이 망막을 때리지 않도록 즉시 방어 모드로 들어가는데, 그 실행 버튼이 바로 칼슘입니다.
부교감신경 신호가 동공괄약근에 전달되고, 근육세포 안으로 칼슘이 유입되거나 저장고에서 방출되며 수축이 시작되면, 동공은 자연스럽게 작아지고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듭니다.
결국 “눈이 알아서 반응한다”는 말은 사실상 “신경이 명령을 보내고, 칼슘이 근육을 켜서 조리개를 조인다”는 뜻이고, 이 짧은 순간의 칼슘 점등이 시력을 지키는 첫 번째 안전장치가 됩니다.
눈이 건조해지거나 감정이 북받칠 때 칼슘은 눈물샘을 작동시킵니다, 눈물샘은 단순히 물을 흘리는 기관이 아니라, 각막 표면을 보호하고 세균을 씻어내며, 마찰을 줄여 상처를 막는 ‘윤활과 방어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 역시 포장된 분비물이 바깥으로 배출되는 순간이 있어야 실제 효과가 생깁니다.
그때 칼슘이 세포 안에서 순간적으로 올라가며 분비 소낭의 ‘문을 열어’ 눈물 분비를 촉발하고, 체온이 오르면 땀샘에서도 같은 원리가 반복됩니다, 즉 땀이라는 냉각수는 준비되어 있어도 칼슘 신호가 켜져야 배출이 시작되고, 피부 표면에서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추는 냉각 장치가 가동됩니다.
그리고 춥거나 무섭거나 감동을 받을 때, 피부의 기모근이 수축해 소름이 돋는 현상도 칼슘이 근육을 켜는 방식으로 실행됩니다.
이 작은 근육은 마치 방한복의 털을 세우는 장치처럼 열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동시에 감정의 파동이 몸에 ‘물리적 흔적’으로 찍히는 순간을 만들어 냅니다.


[표 4-4] 보호와 방어: DNA 설계 vs 칼슘 실행
| 기능 | DNA가 설계한 것 | 칼슘이 실행하는 것 | 비유 |
|---|---|---|---|
| 면역 | T세포, B세포, 비만세포 | T세포 활성화, 히스타민 방출 | 군대 출격 |
| 지혈 | 혈소판, 응고인자 | 혈소판 활성화, 응고 연쇄 | 소방대 출동 |
| 기침/재채기 | 기침 반사 회로 | 폭발적 근육 수축 | 비상 배출 |
| 깜빡임 | 안륜근, 깜빡임 반사 | 눈꺼풀 개폐 (1~2만회/일) | 와이퍼 |
| 동공 반사 | 홍채 근육 | 동공 축소/확대 | 카메라 조리개 |
| 눈물/땀 | 눈물샘, 땀샘 | 눈물/땀 분비 | 스프링클러 |
| 소름 | 기모근 | 털 곤두세움 | 고슴도치 가시 |
| 기도 청소 | 섬모, 점액세포 | 섬모 박동 | 빗자루질 |
고등 기능
생존의 기본 기능을 넘어서, 인간에게는 더 정교한 조절 시스템이 있습니다. 호르몬, 학습, 감정입니다.
1. 학습과 기억: 칼슘이 기억을 새긴다
뇌는 어떻게 학습하고 기억할까요? 현재 신경과학에서 가장 유력한 답은 시냅스 가소성입니다. 자주 함께 활성화되는 뉴런들 사이의 시냅스는 강화되고, 함께 활성화되지 않는 뉴런들 사이의 시냅스는 약화됩니다.
1973년, 테리예 뢰모와 팀 블리스가 토끼의 해마에서 장기강화(LTP)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고빈도 자극을 준 후에 시냅스 반응이 강화되었고, 이 강화는 몇 시간, 심지어 며칠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수십 년간의 연구는 장기강화의 핵심 신호가 바로 칼슘임을 밝혀냈습니다.

NMDA 수용체가 열리면 칼슘 이온이 시냅스 후 뉴런으로 유입됩니다. 높은 칼슘 농도는 CaMKII를 활성화시켜 시냅스를 강화합니다. 낮은 칼슘 농도는 칼시뉴린을 활성화시켜 시냅스를 약화시킵니다. 같은 신호인 칼슘이 농도에 따라 정반대 효과를 낳습니다.
높은 칼슘 농도는 CREB라는 전사인자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단백질 합성을 유도합니다. 이것이 장기 기억의 형성입니다. 일시적인 경험을 영구적인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모든 것이 칼슘 신호에서 시작됩니다. 뇌에 기억을 새기는 것은 칼슘입니다.
3. 감정, 스트레스, 수면
감정 시스템을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면,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도르핀을 합성하는 뉴런들이 악기이고, 감정 처리 회로가 악보입니다. 기쁨, 슬픔, 분노, 공포, 사랑. 모든 감정에서 칼슘이 지휘봉을 듭니다. 보상이 예상되면 도파민 뉴런에 칼슘이 유입되어 도파민이 방출되고 쾌감이 느껴집니다.

스트레스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위협을 감지하면 교감신경 신호가 부신수질에 도달하고, 크롬친화세포에 칼슘이 유입되어 아드레날린이 혈중으로 분비됩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오르고, 근육에 혈류가 몰리고, 동공이 확대되어 싸우거나 도망갈 준비를 합니다.
수면도 칼슘이 조절합니다. 밤이 되면 송과선의 멜라토닌 합성 프로그램이 켜지고, 그 프로그램을 세포 안에서 실행하고 조율하는 신호들 중 하나가 칼슘입니다. 멜라토닌이 혈중으로 분비되어 졸음이 옵니다.
4. 유전자 스위치와 세포막 안정성
유전자 발현도 칼슘이 조절합니다. 세포질 칼슘이 상승하면 칼시뉴린이나 칼슘/칼모듈린 의존성 경로를 통해 전사인자들이 활성화되고,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켜지거나 꺼집니다. DNA가 규칙을 적어두었다면, 칼슘은 그 규칙을 실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승인 도장입니다.
세포막의 안정성도 칼슘이 유지합니다. 칼슘이 세포막 표면에 결합하면 나트륨 채널의 활성화 역치가 안정화됩니다. 혈중 칼슘이 떨어지면 세포막이 불안정해져 신경과 근육이 과도하게 흥분합니다.
이것이 저칼슘혈증에서 테타니가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칼슘은 생명을 화려하게 움직이는 실행 버튼이면서 동시에 생명이 흔들리지 않게 받쳐주는 안전장치로도 작동합니다.

[표 4-5] 고등 기능: DNA 설계 vs 칼슘 실행
| 기능 | DNA가 설계한 것 | 칼슘이 실행하는 것 | 비유 |
|---|---|---|---|
| 학습/기억 | NMDA/AMPA 수용체, 가소성 기구 | LTP/LTD 유도 | 저장장치 쓰기 |
| 감정 | 도파민/세로토닌/옥시토신 뉴런 | 신경전달물질 방출 | 오케스트라 지휘 |
| 스트레스 | 부신수질, 아드레날린 합성계 | 아드레날린 분비 | 비상 경보 |
| 수면 | 송과선, 멜라토닌 합성계 | 멜라토닌 분비 조율 | 조명 타이머 |
| 유전자 조절 | 전사인자, 프로모터/인핸서 | 전사인자 활성화 | 도서관에서 책 꺼냄 |
| 세포막 안정 | 세포막, 이온 채널 | 흥분성 역치 안정화 | 전기 차단기 |
번식 기능
이 모든 기능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요? 생명의 전달입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번식이야말로 생명의 최종 목표입니다.
1. 번식: 칼슘이 생명을 전달한다
성적 반응 시스템을 수력 시스템으로 비유하면, 펌프와 밸브와 실린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성적 자극이 주어지면 칼슘이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혈관 평활근에서 칼슘이 조절되어 혈관이 이완하고 혈류가 몰리며, 절정에서는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리드미컬한 수축이 일어납니다.

정자 운동과 자궁 수축과 젖 분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라톤 선수로 비유하면, 근육과 심폐 시스템이 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출발 신호가 없으면 달리기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번식의 각 단계에서 칼슘이 출발 신호를 보냅니다.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칠 때 편모의 움직임을 칼슘이 조절합니다. 출산할 때 자궁 평활근에 칼슘이 유입되어 진통이 일어납니다. 수유할 때 유선의 근상피세포에 칼슘이 유입되어 젖이 분비됩니다.
칼슘은 생명 전달의 출발 신호입니다. 번식의 모든 단계에서 칼슘이 실행 버튼을 누릅니다.
[표 4-6] 번식 기능: DNA 설계 vs 칼슘 실행
| 기능 | DNA가 설계한 것 | 칼슘이 실행하는 것 | 비유 |
|---|---|---|---|
| 성적 반응 | 혈관 평활근, 감각 신경 | 혈관 이완, 근육 수축 | 수력 시스템 |
| 정자 운동 | 편모 구조 | 편모 박동 조절 | 마라톤 출발 |
| 자궁 수축 | 자궁 평활근 | 진통 유발 | 출발 신호 |
| 젖 분비 | 유선, 근상피세포 | 사출 반사 | 배송 실행 |
2. 칼슘 실행코드의 의미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칼슘은 심장을 뛰게 하고, 근육을 움직이고, 숨을 쉬게 하고, 세상을 느끼게 하고, 몸을 지키고, 호르몬을 분비하고, 기억을 새깁니다.
DNA가 설계한 모든 기능을 칼슘이 실행합니다.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었습니다. 30억 개의 염기쌍이 모두 해독되었습니다. 인류는 환호했습니다. 생명의 설계도가 밝혀졌다고.
그러나 설계도만으로 집이 지어집니까? 아무리 훌륭한 건축 설계도가 있어도, 건축가가 없으면 집은 지어지지 않습니다.

DNA는 도서관에 꽂힌 한 권의 책과 같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이 담겨 있어도, 누군가 펼쳐서 읽고 실행하지 않으면 그저 묵혀 있는 정보일 뿐입니다. 이 설계도를 읽어서 실제로 단백질을 만들고, 심장을 뛰게 하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칼슘입니다.
DNA는 설계도이고 칼슘은 건축가입니다. 설계도가 아무리 완벽해도, 건축가가 스위치를 켜지 않으면 생명은 멈춰있는 데이터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칼슘코드론의 핵심입니다.
다윈이 '왜 종이 변하는가'를, 왓슨-크릭이 '무엇이 유전되는가'를 밝혔다면, 칼슘코드론은 '어떻게 실행되는가'를 밝힙니다.
지구의 순환과 진화
1970년대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이상한 주장을 했습니다.
"지구는 죽은 돌덩이가 아니다.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거대한 생명체다."
처음에는 비웃음을 받았습니다. 돌덩이가 어떻게 생명체냐?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그의 '가이아 이론'은 지구시스템과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지구가 어떻게 체온을 조절하는지 설명하겠습니다. 핵심은 탄소-칼슘 순환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기온이 올라갑니다. 온실효과입니다. 그런데 기온이 올라가면 비가 많이 옵니다. 비가 많이 오면 바위의 풍화가 빨라집니다. 바위가 깎여나가면서 칼슘이 녹아 나옵니다.

이 칼슘은 강을 타고 바다로 갑니다. 바다에서 이산화탄소와 만나 탄산칼슘이 됩니다. 산호의 뼈대가 됩니다. 조개의 껍질이 됩니다. 플랑크톤의 껍질이 됩니다. 이것들이 바닥에 쌓여 석회암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바다 밑 석회암에 갇힙니다. 이산화탄소가 줄어들면 기온이 내려갑니다. 지구가 스스로 체온을 낮춘 것입니다.
칼슘은 지구의 체온조절기입니다. 에어컨이자 히터입니다.
1. 지구의 6단계 순환 [표 4-1] 지구의 생로병사와 칼슘코드 매칭
| 단계 | 구분 | 지구(Earth) | 칼슘(Ca)의 역할 |
|---|---|---|---|
| 1 | 탄생 | 행성 형성 | 우주의 먼지와 가스가 중력으로 뭉쳐 지구가 됨. 칼슘이 지각의 기초가 됨 |
| 2 | 성장 | 지각/바다 형성 | 마그마가 식어 암석(지구의 뼈)이 되고, 비가 내려 바다(지구의 혈액)가 됨 |
| 3 | 번식 | 생명 부양 | 바다와 토양의 칼슘을 이용해 수많은 생명체를 낳고 기르는 '가이아'의 전성기 |
| 4 | 쇠퇴 | 환경 오염 | 산성비(A)가 내리고 토양이 산성화되어 칼슘이 유출됨. 바다가 자정능력 상실 |
| 5 | 사멸 | 행성 수명 끝 | 태양 팽창이나 내부 핵의 식음으로 자기장과 대기 사라져 생명이 살 수 없게 됨 |
| 6 | 환원 | 우주 먼지 | 태양계 최후에 지구는 부서져 다시 원자 단위의 성간 물질(Stardust)로 우주에 흩어짐 |
2. 지구의 뼈: 석회암
인간에게 뼈가 있듯이, 지구에도 뼈가 있습니다. 석회암입니다. 하롱베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칼슘으로 이루어진 지구의 뼈입니다.이 석회암들이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수억 년간 붙잡아 두었습니다.

덕분에 지구는 금성처럼 뜨거워지지 않았습니다. 생명이 살 수 있는 온도가 유지되었습니다.칼슘은 지구의 뼈입니다. 석회암과 산호, 그것이 지구의 골격입니다.
3. 지구의 골다공증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 의하면, 산업화 이후 바다의 산성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급증했고, 이것이 바다에 녹아들었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산성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산호가 하얗게 죽어갑니다. 백화현상입니다. 조개가 껍질을 만들기 어려워집니다. 플랑크톤의 껍질이 얇아집니다. 탄산칼슘 구조물을 만들고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인체에서 산증이 생기면 뼈가 녹아 칼슘이 빠져나옵니다. 지구에서 산성화가 진행되면 석회암과 산호가 녹아 칼슘이 빠져나옵니다. 원리가 같지 않습니까?
지구도 골다공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지구도 석회화될 수 있습니다. 지구도 순환하고 진화하고 늙어갑니다.
4. 산성과의 전쟁: 세포, 인간, 지구
세포, 인간, 지구. 이 셋은 모두 '산성화'라는 위협에 맞서 '칼슘'이라는 무기를 써서 버티는 똑같은 시스템입니다. 다음 표를 보십시오.

[표 4-2] 산성(Acidosis)과의 전쟁: 세포-인간-지구 비교
| 구분 | 위협 (산증) | 방어 (칼슘의 역할) | 실패 시 결과 |
|---|---|---|---|
| 세포 | 대사 산물로 세포질 산성화 | 칼슘 펌프가 이온 농도 조절 (pH 유지) | 세포 괴사 (터져 죽음) |
| 인간 | 스트레스/음식으로 체액 산성화 | 뼈에서 칼슘을 빼내어 혈액 산도 중화 (비상약) | 석회화/만성질환 (DIAH-7M) |
| 지구 | 이산화탄소 증가로 바다/토양 산성화 | 암석(석회암)을 녹여 바다 알칼리성 유지 | 생태계 붕괴 (백화현상, 사막화) |
표에서 보듯이 세포, 인간, 지구는 모두 산성화라는 위협에 맞서 칼슘이라는 무기를 씁니다. 세포는 칼슘 펌프로, 인간은 뼈 칼슘으로, 지구는 석회암으로 산을 중화합니다. 그리고 이 방어가 실패하면 모두 '굳고, 막히고, 붕괴'합니다.
세포, 인간, 지구. 이 셋은 비유가 아닙니다. 실제로 동일한 칼슘을 주고받으며 생명을 유지하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별의 순환과 진화
1957년, 네 명의 과학자가 역사적인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마거릿 버비지, 제프리 버비지, 윌리엄 파울러, 프레드 호일. 이름 앞 글자를 따서 B²FH 논문이라고 부릅니다.
이 논문이 밝힌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우주의 무거운 원소들이 별 내부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발견으로 파울러는 198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빅뱅 직후 우주를 상상해 보십시오. 138억 년 전입니다. 우주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수소와 헬륨. 이 두 가지 원소뿐이었습니다. 칼슘은 없었습니다. 탄소도 없었습니다. 산소도 없었습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원소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몸의 칼슘은 어디서 왔을까요?

1. 별의 탄생과 핵융합
우주 공간에 수소 가스가 떠돌고 있습니다. 중력에 의해 서서히 뭉칩니다. 점점 더 뭉칩니다. 중심부의 압력이 높아집니다. 온도가 올라갑니다. 1000만 도를 넘어서면, 핵융합이 시작됩니다. 별이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핵융합이란 무엇입니까?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져서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것입니다. 수소 원자 4개가 합쳐져서 헬륨 원자 1개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옵니다. 이것이 별빛입니다.
수소가 다 타면 헬륨이 타기 시작합니다. 헬륨이 합쳐져서 탄소가 됩니다. 탄소가 합쳐져서 산소가 됩니다. 산소가 합쳐져서 네온, 마그네슘, 규소가 됩니다. 그리고 규소가 합쳐져서 칼슘이 됩니다.
별의 내부는 양파 같은 구조가 됩니다. 가장 바깥층에서는 수소가 타고 있습니다. 그 안쪽에서는 헬륨이 타고 있습니다. 더 안쪽에서는 탄소가, 산소가, 규소가 타고 있습니다. 중심에는 철이 쌓입니다.
칼슘은 별의 작품입니다. 별이 핵융합으로 만들어낸 예술품입니다.

2. 별의 죽음과 칼슘의 배포
철까지 만들어지면 별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철은 핵융합을 해도 에너지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별의 중심에서 에너지 생산이 멈춥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별을 바깥쪽으로 밀어내던 힘이 사라집니다. 중력만 남습니다. 별의 바깥층이 중심을 향해 무너져 내립니다. 엄청난 속도로 수축합니다.
그리고 반동이 일어납니다. 초신성 폭발입니다. 태양 100억 개를 합친 것보다 밝은 빛이 순간적으로 터져 나옵니다. 이 폭발의 에너지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별 내부에서 수억 년간 만들어진 모든 원소가 우주 공간으로 뿌려집니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설명에 의하면, 지구상의 무거운 원소는 별의 핵융합과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신 뼈 속의 칼슘은 수십억 년 전 어떤 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별이 죽으면서 우주에 뿌린 유산입니다.
칼슘은 별의 유산입니다. 죽은 별이 우주에 남기고 간 선물입니다.

3. 별의 6단계 순환 [표 5-1] 별(태양)의 생로병사와 칼슘의 기원
| 단계 | 구분 | 별(Star) | 칼슘코드적 해석 |
|---|---|---|---|
| 1 | 탄생 | 성운 수축 | 우주의 가스와 먼지가 중력에 의해 뭉쳐서 불이 켜짐 (Protostar) |
| 2 | 성장 | 주계열성 | 수소를 태우며 빛을 냄 (지금의 태양). 가장 안정적인 시기 |
| 3 | 번식 | 핵융합 (원소 생성) | 별의 내부에서 수소→헬륨→탄소→칼슘 순서로 새로운 원소를 만듦 (생명의 재료 잉태) |
| 4 | 쇠퇴 | 적색거성 | 연료가 떨어져 별이 부풀어 오르고 불안정해짐 (DIAH 상태와 유사) |
| 5 | 사멸 | 초신성 폭발 | [가장 중요한 순간] 거대한 별이 폭발할 때 엄청난 에너지로 칼슘(Ca)과 철 같은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짐 |
| 6 | 환원 | 성간 물질 (Stardust) | 폭발로 흩어진 칼슘과 원소들이 우주로 퍼져나감. 다시 뭉쳐 다음 세대의 별과 행성(지구)이 됨 |
별의 [6]환원 단계를 주목하십시오. 별이 죽으면서(초신성 폭발) 우주로 환원시킨 물질이 바로 칼슘입니다. 그 칼슘이 모여 지구가 되었고, 인간의 뼈가 되었으며, 세포의 신호 전달자가 되었습니다. 즉, 칼슘코드는 우주의 역사 그 자체를 몸에 담고 있는 '기억의 매개체'입니다.

우주의 순환과 진화
NASA에 의하면, 우주는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 점에서 폭발해서 지금도 팽창하고 있습니다.

빅뱅의 순간을 상상해 보십시오. 시간도 없었고 공간도 없었습니다. 모든 에너지가 한 점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발했습니다. 시간이 시작되고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우주가 태어난 것입니다.
빅뱅 직후 우주는 뜨겁고 단순했습니다. 수소와 헬륨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복잡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습니다.
가스가 뭉쳐 별이 되었습니다. 별이 모여 은하가 되었습니다. 별 내부에서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졌습니다. 초신성이 폭발해서 원소들이 뿌려졌습니다. 그 원소들이 다시 뭉쳐 행성이 되었습니다.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했습니다. 생명이 진화해서 인간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우주를 바라보며 '왜?'라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수소에서 인간까지. 단순에서 복잡으로. 우주도 진화했습니다.
1. 우주의 쇠퇴와 죽음
그러나 우주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모든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증가합니다. 엔트로피란 무엇입니까? 쉽게 말해 '무질서도'입니다. 에너지가 균일하게 퍼지는 방향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뜨거운 커피를 방에 두면 어떻게 됩니까? 식습니다. 커피의 열이 방으로 퍼져나갑니다. 결국 커피와 방의 온도가 같아집니다. 더 이상 열이 흐르지 않습니다. 평형 상태입니다.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별들이 연료를 다 쓰면 꺼집니다. 하나씩 하나씩 꺼져갑니다. 에너지가 우주 전체에 균일하게 퍼집니다. 결국 아무런 에너지 교환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절대 영도에 가까운 침묵. 이것을 '열적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2. 순환의 가능성
열적 죽음이 우주의 끝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202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로저 펜로즈는 '순환 우주론'이라는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안했습니다. 그의 가설에 의하면, 우주가 열적 죽음에 이르면 다시 다음 우주의 빅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주도 순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설입니다. 그러나 우주조차 순환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탄생과 죽음, 그리고 다시 탄생. 수레바퀴는 우주 규모에서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칼슘은 순환의 매개체입니다. 별에서 만들어져, 생명을 거쳐, 다시 우주로 돌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