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물리의학의 시대 선언』(윤종원) 제7장의 첫 부분입니다. 저자의 물리의학 가설을 담은 학술적 서술이며, 본문·수치·인용은 원고 그대로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쓰는 말들이 있습니다. 혈관이 막혀서 터졌다고 합니다. 관절이 굳어져서 움직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신호가 잘 안 통한다고 합니다. 무릎이 끊어지는 것 같다고 합니다. 뼈가 약해져서 무너진다고 합니다. 환자가 자신의 몸을 의사에게 설명할 때, 의사가 환자에게 병을 풀어 줄 때, 가족의 병을 친구에게 전할 때, 우리는 모두 이런 말들을 씁니다. 의학 용어가 아닌, 누구나 쓰고 누구나 알아듣는 일상의 말들입니다.
이 표현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면 일정한 결이 보입니다. 막힌다. 둔해진다. 덮여서 막힌다. 굳어진다. 넘쳐서 터진다. 끊긴다. 무너진다. 일곱 가지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거의 모든 노화와 만성질환이 이 일곱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 또는 둘셋의 결합으로 풀이됩니다. 동맥경화는 굳어지고 막힙니다. 당뇨합병증은 신호가 덮여 막히고 신경이 끊깁니다. 알츠하이머는 뇌의 작은 혈관이 끊깁니다. 골다공증은 뼈가 무너집니다. 모든 노화와 만성질환이 이 일곱 가지 표현 안에 들어옵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이 일곱 가지 표현은 모두 물리적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막힌다는 것은 통로가 좁아져 흐름이 멈추는 물리적 사건입니다. 굳어진다는 것은 부드럽던 조직이 단단해지는 물리적 변화입니다. 끊긴다는 것은 이어져 있던 것이 분리되는 물리적 단절입니다. 무너진다는 것은 받치고 있던 구조가 약해져 형태를 잃는 물리적 붕괴입니다. 둔해진다, 덮여 막힌다, 넘쳐서 터진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이미 물리적 언어로 병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 책이 물리의학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까닭입니다. 노화와 만성질환의 본체는 분자 신호의 이상 이전에, 조직과 통로와 구조가 물리적으로 변형되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누구나 일상에서 쓰는 이 일곱 가지 표현 하나하나가, 의학 연구로도 이미 오래전에 밝혀져 있다는 것입니다. 막힘은 심혈관 의학에서 죽상경화·혈전·파열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굳어짐은 신장과 간 의학에서 섬유화·경화증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신호 차단은 내분비 의학에서 인슐린저항성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끊김은 신경 의학에서 라쿠나 경색·소혈관 질환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무너짐은 정형 의학과 치과에서 골다공증·치아우식·치주염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분과 의학이 각자의 자리에서 검증된 사실로 정리해 온 임상 사건들입니다.
다만 이 연구들은 분과별로 흩어져 있어, 하나의 그림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맥경화 환자가 같은 시점에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고, 당뇨병 환자가 같은 시점에 알츠하이머를 동반한다는 임상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그 동반 발생을 묶어 설명할 통합 자리가 없었습니다. 분과 의학의 분과 자체가 그 통합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이 책이 한 일은 단순합니다. 분과 의학에서 따로 발표되어 있던 검증된 학술 자료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누구나 일상에서 쓰는 일곱 가지 표현으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그 결과 보이는 것은 한 가지 풍경입니다. 의학에서 따로 다루어 온 수백 가지 만성질환들(심혈관 의학의 동맥경화, 신장 의학의 만성 신부전, 정형 의학의 골다공증, 신경 의학의 알츠하이머, 종양 의학의 암, 내분비 의학의 당뇨합병증)이 결국 이 일곱 가지 패턴으로 표면화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 풍경을 정식화한 첫 번째 시도입니다. 분과 의학이 각자의 자리에서 따로 보아 온 사실들이 비로소 한 가지 통합 지도 위에 모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그 일곱 가지를 7M이라 부릅니다. 1M 폐열(막히고 터진다), 2M 둔화(둔해진다), 3M 피폐(덮여 막힌다), 4M 경화(굳어진다), 5M 범파(넘치고 터진다), 6M 단절(끊긴다), 7M 붕괴(무너진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일곱 가지 표현에 의학적 정식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이 일곱 가지 서로 다른 패턴이 어떻게 한 자리에서 만나는가. 분과 의학이 따로 보아 온 일곱 사건이 어떻게 본질적으로 같은 한 사건이 될 수 있는가. 답은 앞 장에서 정리한 미세석회 이중봉쇄에 있습니다. 같은 한 가지 분자 사건이 어느 자리에서 일어나느냐, 어떤 조직 환경 안에서 진행되느냐, 어떤 속도로 누적되느냐에 따라, 일곱 가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표면화되는 것입니다. 7M의 일곱은 표면이고, 미세석회 이중봉쇄가 그 본체입니다.
7M의 두 가지 구조적 특징을 먼저 분명히 해 둡니다. 첫째, 상호 비배타성. 한 환자에게서 두 개 이상의 7M 패턴이 동시에 관찰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동맥경화 환자가 4M 경화와 1M 폐열을 함께 가지고 있고, 당뇨병 환자가 3M 피폐, 4M 경화, 6M 단절을 동시에 진행시키는 식입니다. 둘째, 공통 상류의 존재. 일곱 패턴이 서로 다른 조직 차원의 발현임에도, 그 모두의 상류는 하나입니다. 미세혈관 미세석회에 의한 이중봉쇄, 곧 미세석회 이중봉쇄입니다. 이 공통 상류가 있기 때문에 7M이 하나의 통합 지도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7M 각 패턴을 차례로 풀어 봅니다. 각 패턴의 풀이는 같은 흐름을 따릅니다. 패턴의 정의에서 시작해, 분과 의학에서 흩어져 있던 임상 사실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검증된 학술 자료가 보여 주는 공통 분자 기전을 정리한 뒤, 그 패턴에 속하는 대표 임상 질환의 분포로 마무리합니다. 일곱 패턴이 한 환자 안에서 어떻게 결합되는가의 운영 규칙, 그 모두의 공통 상류로서의 미세석회 이중봉쇄 재확인, 그리고 7M에 덧붙는 두 가지 보조 변이는 이 장의 뒷부분에서 차례로 정리합니다.
[도표 1] 7M 패턴 전체 규격
| M-태그 | 한글명 | 영문명 | 핵심 현상 | 기존 병리학 대응 |
|---|---|---|---|---|
| 1M | 폐열 (막히고 터진다) | Obstruction & Rupture | 관강 내 석회화로 내경 협착·폐쇄·파열 | obstruction·thrombosis·rupture |
| 2M | 둔화 (둔해진다) | Dysfunction | 판막·건·관절 석회 침착 → 기능 저하 | organ dysfunction |
| 3M | 피폐 (덮여 막힌다) | Coating & Blocking | 수용체·신호 전달부 석회 덮임 → 신호 차단 | signaling dysregulation |
| 4M | 경화 (굳어진다) | Hardening | 세포외기질 과축적 + 국소 석회 → 탄성 상실 | fibrosis·sclerosis |
| 5M | 범파 (넘치고 터진다) | Overflow & Burst | Ca²⁺ 신호 과잉 → 세포 비대·과증식·사멸 | proliferation·hypertrophy·neoplasia |
| 6M | 단절 (끊기고 단절된다) | Disconnection | 소동맥 석회화로 허혈 → 세포 괴사·신경 손상 | disconnection·necrosis |
| 7M | 붕괴 (무너진다) | Collapse | 뼈·치아 광물 음균형 → 경조직 물리 약화 | structural failure |
1M 폐열 : 막히고 터진다
1M 폐열은 인체에서 관 모양 구조(혈관, 기도, 장관, 요관, 담도)의 내경이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거나 파열되는 패턴입니다. 한국어로 풀면 막히고 터지는 사건이고, 영문 명칭은 막힘과 파열을 함께 표현합니다. 기존 병리학에서는 폐쇄, 혈전, 파열로 따로 다루어 온 임상 현상을 한자리에 모은 통합 패턴입니다.
이 패턴은 분과 의학에서 매우 다양한 임상명으로 흩어져 진단되어 왔습니다. 심장내과는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협심증을 진단합니다. 신경과는 뇌경색·뇌졸중·뇌출혈·지주막하출혈을 진단합니다. 혈관외과는 대동맥박리·경동맥협착증·버거씨병을 진단합니다. 비뇨기과는 신결석·요로결석·수신증을 진단합니다. 소화기내과는 담석증을 진단합니다. 호흡기내과는 중증 기관지천식을 진단합니다. 분과별로 분리된 진단명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한 가지 사건의 다른 자리에서의 발현입니다. 관강의 내경이 좁아지고, 어느 임계점에서 급성 폐쇄나 파열로 이행하는 사건입니다.
분과 의학이 따로 진단해 온 이 임상명들이 어떻게 같은 한 가지 패턴으로 묶이는가. 답은 모두 같은 분자 차원의 사건에서 출발한다는 데 있습니다. 미세석회의 침착이 관강 벽에 누적되고, 이것이 거시 석회로 확장되어 관강 내경을 좁히고, 어느 임계에서 급성 폐쇄나 파열로 전환되는 동일한 메커니즘입니다. 이 메커니즘이 어느 관강에서 일어나느냐에 따라 임상명이 달라질 뿐입니다. 분과 의학이 각자의 분야에서 발표해 온 검증된 학술 자료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으면, 같은 본체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의 보고서로 읽힙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이 운영하는 스탯펄스 의학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관상동맥 석회화 항목은 한 가지 핵심 사실을 분명히 정리했습니다. 관상동맥 석회화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죽상경화의 임상적 표현이며, 고혈압·당뇨병·흡연·가족력 등의 위험 요인과 함께 진행됩니다.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는 단순한 영상 소견이 아니라 혈관 내 병변 부담(협착과 폐쇄의 위험)을 표현하는 임상 지표입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미래의 심근경색 위험도 비례하여 높아집니다. 즉, 관상동맥 석회화는 결과의 표시가 아니라 진행기 본체의 강력한 신호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허치슨·말도나도·아이카와 연구진이 미국 지질의학 종합 검토 학술지에 발표한 한 검토 논문은 더욱 결정적인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석회화가 같은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시 석회(영상에 잡히는 큰 석회 침착)는 오히려 플라크를 안정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세석회(영상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결정)는 정반대입니다. 미세석회가 플라크의 섬유 캡 안에 박혀 있으면, 그 자리가 응력 집중점이 되어 어느 작은 충격에도 캡이 찢어집니다. 즉, 플라크를 갑자기 파열시켜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핵심 인자가 미세석회였던 것입니다. 이 사실은 그동안 의학계가 석회 점수만 가지고 위험을 평가해 온 관행이 미세 차원의 진짜 위험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세석회는 거시 석회보다 더 작지만, 임상적으로는 더 위험합니다.
이 두 자료가 함께 보여 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1M 폐열은 거시 차원에서 관찰되는 임상 사건이지만, 그 출발점은 미세 차원에 있습니다. 앞 장에서 정의한 미세석회 이중봉쇄가 1M 폐열의 진짜 본체입니다. 환자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응급실에 도착하는 그 순간은 미세석회가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누적되어 온 사건이 어느 임계점에서 폭발한 결과입니다.
1M 패턴에 속하는 대표 임상 질환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같은 한 가지 사건이 자리만 다르게 표면화된 임상명들입니다.
[도표 2] 1M 폐열 : 대표 임상 분포
| 자리 (관강 종류) | 대표 임상 | 미세 차원 사건 |
|---|---|---|
| 관상동맥 |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협심증 | 관상동맥 미세석회·플라크 미세석회 |
| 뇌혈관 | 뇌경색·뇌졸중·뇌출혈·지주막하출혈 | 뇌 미세혈관 석회·플라크 미세석회 |
| 대동맥 | 대동맥박리·대동맥류 파열 | 중막 미세석회 |
| 경동맥·말초혈관 | 경동맥협착증·버거씨병·말초혈관질환 | 경동맥 미세석회·말초 미세혈관 석회 |
| 신장·요로 | 신결석·요로결석·수신증 | 칼슘-인산 결정 침착 |
| 담도 | 담석증 | 담즙 칼슘 결정 |
| 기관지 | 중증 기관지천식 | 기관지 점막 석회 |
1M 패턴의 임상적 특징은 시간성의 비대칭입니다. 누적은 조용하고 길게 진행되지만, 폭발은 갑작스럽고 짧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심근경색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처럼 경험됩니다. 그러나 진행기 본체에서 보면, 그 갑작스러움은 수년에서 수십 년의 미세석회 누적 끝에 도달한 임계점일 뿐입니다. 1M 폐열의 임상적 비극은 사건의 갑작스러움이 아니라, 그 사건이 갑작스럽게 일어날 때까지 본체가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표준 영상이 잡지 못하는 미세 차원에서, 본체는 이미 오랜 시간 진행되어 왔습니다.
1M이 막히고 터지는 패턴이라면, 이어지는 글의 2M은 둔해지는 패턴입니다. 막힘에서 둔화로, 구조 차원의 폐쇄에서 기능 차원의 둔화로, 패턴이 옮아갑니다.
2M 둔화 : 둔해진다
2M 둔화는 인체에서 움직임을 만들거나 분비를 담당하는 구조(판막, 건, 관절, 근육, 분비선)의 운동·기능이 저하되는 패턴입니다. 한국어로 풀면 둔해지는 사건입니다. 영문 명칭은 기능 부전을 의미하며, 기존 병리학에서는 장기 기능 저하로 분류되어 온 임상 현상을 한자리에 모은 통합 패턴입니다.
이 패턴 역시 분과 의학에서 매우 다양한 임상명으로 분리되어 진단되어 왔습니다. 정형외과는 어깨의 석회성 건염, 오십견, 아킬레스건염, 무릎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을 진단합니다. 심장내과는 심장판막질환, 대동맥판협착증, 승모판협착증을 진단합니다. 내분비내과는 갑상선과 부신 분비선의 기능 저하 일부 형태를 다룹니다. 재활의학과는 족저근막염과 회전근개 손상을 다룹니다. 분과별로 분리된 진단명이지만, 모두 한 가지 사건의 다른 자리에서의 발현입니다. 움직임을 만드는 구조나 분비를 담당하는 구조에 미세석회가 침착되어, 그 구조가 본래의 운동이나 분비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사건입니다.
서로 다른 진단명이지만 같은 한 가지 패턴으로 묶이는 까닭은, 모두 같은 분자 차원의 사건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미세석회가 침착되는 자리가 어디냐에 따라 임상명이 달라질 뿐, 침착의 메커니즘은 모두 같습니다. 결핍·염증·산증·저산소의 트리거를 통해 빠져나온 칼슘이, 어떤 조직 환경 안에서 결정으로 굳어 그 조직의 본래 기능을 둔화시키는 동일한 사건입니다. 검증된 학술 자료들이 이 통합을 뒷받침합니다.
미국 국립심폐혈관연구소 대동맥협착증 연구위원회의 라자만난 등 14인의 연구진이 미국 심혈관 학술지에 발표한 합의 검토는 한 가지 결정적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석회화 대동맥판막질환은 단순한 노화에 의한 마모나 수동적인 칼슘 침착의 결과가 아닙니다. 그것은 능동적으로 조절되는 병리 과정이며, 죽상경화와 닮은 분자 메커니즘을 공유합니다. 판막 안쪽의 사이질 세포가 골 형성 세포처럼 행동하는 정체성 전환을 시작하면서, 판막은 점점 두꺼워지고 굳어집니다. 그 결과는 판막의 운동성 저하, 곧 2M 둔화입니다. 이 검토가 분명히 한 사실은, 판막이 굳어지는 사건이 단순한 수동적 결과가 아니라 능동적인 분자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진행기 본체의 의학적 모습입니다.
한국 견·주관절 학회 영문 학술지에 발표된 한 종합 검토는 같은 사건이 어깨에서 발현되는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어깨의 회전근개 건에 칼슘-인산 결정이 침착되는 사건(임상명 석회성 건염)은 30대에서 50대 사이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과 운동범위 제한을 만듭니다. 단순히 어깨가 아픈 것이 아니라, 어깨의 본래 운동 기능이 둔화되는 것입니다. 그 검토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석회성 건염 환자에서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같은 내분비 질환의 동반율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깨의 미세석회가 단순한 어깨의 국소 문제가 아니라, 전신 차원의 칼슘·인 대사 이상이 어느 한 자리에서 표면화된 것임을 시사합니다.
두 자료를 나란히 놓고 보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심장의 판막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어깨의 건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분과 의학에서 따로 진단되어 왔지만 같은 한 가지 분자 차원의 사건입니다. 미세석회의 침착으로 인한 조직의 둔화입니다. 어느 자리에서 일어나느냐에 따라 임상명이 다를 뿐, 본체의 사건은 하나입니다.
2M 패턴에 속하는 대표 임상 질환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같은 한 가지 사건이 자리만 다르게 표면화된 임상명들입니다.
[도표 3] 2M 둔화 : 대표 임상 분포
| 자리 | 대표 임상 | 미세 차원 사건 |
|---|---|---|
| 심장 판막 | 대동맥판협착증·승모판협착증·심장판막질환 | 판막 사이질 세포의 골 형성 세포 전환·판막 미세석회 |
| 어깨 | 석회성 건염·회전근개 석회·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 | 회전근개 건 미세석회 |
| 발목·아킬레스건 | 아킬레스건염·아킬레스건 석회화 | 아킬레스건 미세석회 |
| 무릎 | 무릎관절염·퇴행성관절염 | 연골 미세석회·관절낭 미세석회 |
| 발바닥 | 족저근막염 | 족저근막 미세석회 |
| 분비선 | 분비 기능 저하의 일부 형태 | 분비선 미세석회 |
1M과 2M의 차이는 미세하지만 중요합니다. 1M이 관강의 구조적 폐쇄나 파열을 만드는 패턴이라면, 2M은 움직이는 구조의 운동 둔화나 분비 둔화를 만드는 패턴입니다. 1M에서는 흐름이 갑작스럽게 끊기는 임상 사건이 발생하지만, 2M에서는 점진적인 기능 저하가 누적됩니다. 환자 입장에서 1M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으로 경험되고, 2M은 점점 둔해지는 변화로 경험됩니다. 그러나 두 패턴 모두 같은 본체에서 출발한 같은 사건의 다른 표면입니다.
2M이 운동 둔화의 패턴이라면, 이어지는 글의 3M은 신호 차단의 패턴입니다. 외부에서 관찰되는 둔화에서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신호의 차단으로, 보이는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 차원으로, 패턴이 옮아갑니다.
3M 피폐 : 덮여 막힌다
3M 피폐는 인체의 세포가 외부에서 받는 신호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게 되는 패턴입니다. 한국어로 풀면 덮여 막히는 사건입니다. 영문 명칭은 신호 통로의 덮임과 차단을 함께 표현하며, 기존 병리학에서는 신호 전달 이상으로 분류되어 온 임상 현상을 한자리에 모은 통합 패턴입니다.
3M 피폐의 메커니즘은 1M·2M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1M이 관강의 물리적 폐쇄이고, 2M이 움직임 구조의 운동 둔화라면, 3M은 분자 차원의 신호 전달 통로 자체가 덮여 막히는 사건입니다.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 신호를 받아들이는 분자 통로, 분비를 조절하는 신호 전달 단백질, 이런 미세한 분자 구조 위에 칼슘이 결합하거나 미세 결정이 쌓이면, 그 구조는 본래의 신호를 더 이상 정확하게 해석할 수 없게 됩니다. 신호가 들어와도 받지 못하고, 받아도 전달하지 못하고, 전달해도 정확하게 작동시키지 못합니다. 이 사건이 3M 피폐입니다.
이 패턴은 분과 의학에서 가장 다양한 진단명으로 흩어져 있는 패턴입니다. 내분비내과는 인슐린저항성, 제2형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의 일부 형태를 진단합니다. 심장내과는 부정맥의 일부 형태를 다룹니다. 지질의학은 고지혈증과 고칼슘혈증을 진단합니다. 면역내과는 면역 신호 둔감화를 다룹니다. 신장내과는 신성 골이상증의 신호 측면을 다룹니다. 분과별로 분리된 진단명이지만, 그 본체에는 모두 같은 한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세포 표면의 신호 통로가 미세석회와 칼슘-단백 결정에 의해 덮여, 신호를 받지 못하게 되는 사건입니다.
이 통합은 분과 의학에서 분리되어 진단되어 온 임상 사실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인슐린저항성을 가진 환자가 동시에 동맥경화를 가지고 있고, 갑상선기능저하를 가진 환자가 동시에 골다공증과 혈관 석회화를 가지고 있는 임상 관찰. 이 동반 발생을 분과별 합병증으로만 설명해 온 의학에, 미세석회 본체 차원의 통합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모두 같은 한 가지 사건의 다른 자리에서의 발현입니다.
한·장·순 등 중국 연구진이 국제 내분비학 학술지에 발표한 종합 메타분석은 이 통합을 인구 규모에서 분명히 했습니다. 그 분석은 약 6만 명의 데이터를 모은 15개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으로, 한 가지 결정적인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인슐린저항성이 높을수록 관상동맥 석회화의 유병률과 진행률이 비례하여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인슐린저항성이 낮은 집단에 비해 인슐린저항성이 높은 집단에서 관상동맥 석회화의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높았고, 추적 분석에서는 인슐린저항성이 높을수록 관상동맥 석회화의 진행 속도가 더 가속되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분과 의학에서 따로 보아 온 두 임상 사건(내분비 차원의 인슐린저항성과 심혈관 차원의 관상동맥 석회화)이 본질적으로 같은 한 가지 사건의 두 측면이라는 것을 인구 데이터로 확인한 것입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의 페엔스트라 등 연구진이 미국 동맥경화 의학 학술지에 발표한 한 분자 차원 연구는 그 사건의 메커니즘을 분명히 했습니다. 칼슘과 인이 혈중에서 단백과 결합해 만드는 미세 입자, 곧 칼시프로틴 입자가 혈관 내피 세포의 기능을 직접 손상시킨다는 것입니다. 그 연구는 사람의 내피 세포를 칼시프로틴 입자에 노출시키면 내피 일산화질소 합성 효소의 발현이 감소하고, 일산화질소 생성도 줄어드는 것을 보였습니다. 일산화질소는 혈관이 정상적으로 이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신호 분자입니다. 그것이 줄어들면 혈관이 굳어지고, 흐름은 막히고, 인슐린이 표적 세포에 도달하는 길도 어려워집니다. 즉, 미세 차원의 칼슘-단백 결정이 신호 차원의 봉쇄를 직접 만들어 낸다는 분자 증거입니다.
두 자료를 함께 놓고 보면 사실은 분명합니다. 인슐린저항성·고지혈증·갑상선기능저하·부정맥의 일부 형태로 분과 의학에서 진단되어 온 임상 사건들은, 본체에서 모두 한 가지 사건의 발현입니다. 미세 차원의 칼슘 결정과 칼슘-단백 입자가 세포의 신호 통로를 덮어 신호 차단을 만드는 사건입니다. 앞 장에서 정의한 신호봉쇄 차원, 곧 CAM이 바로 이 자리에 위치합니다. 3M 피폐는 이중봉쇄의 신호 차원이 임상에서 가장 명확하게 표면화되는 패턴입니다.
3M 패턴이 분과 의학에서 어떤 임상명들로 표면화되어 왔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