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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서재2026.07.0222분 읽기조회 9

칼슘, 생명의 실행자 (2): 여섯 단계로 흐르는 실행코드

탄생에서 환원까지, 같은 코드가 방향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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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DMC Lab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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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편에 이어, 생명 순환의 각 단계에서 칼슘이 어떻게 실행되고, 쇠퇴기에 어떻게 역방향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봅니다.

운동과 반응

골격근 수축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골격근을 설계합니다. 액틴과 미오신 필라멘트를 배열하고, 트로포닌과 트로포미오신을 배치하고, 근소포체를 설치해둡니다. 로봇 팔로 비유하면, 모터와 기어와 관절이 모두 조립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작동 명령이 없으면 로봇 팔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뇌가 움직이라고 명령하면 칼슘이 로봇 팔을 작동시킵니다. 운동신경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고, 신경근접합부에서 아세틸콜린이 방출되고, 근육 세포막이 탈분극되고, 근소포체에서 칼슘이 방출되어 트로포닌 C에 결합하면 액틴-미오신 상호작용이 일어나 근육이 수축합니다. 걷고, 뛰고, 잡고, 던지는 모든 움직임이 이렇게 실행됩니다. DNA는 근육을 설계했지만,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말하기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발성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성대를 만들고, 혀의 근육들을 배치하고, 입술과 턱과 연구개의 근육들을 프로그래밍해둡니다. 악기로 비유하면, 현과 공명통과 건반이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연주하지 않으면 음악은 나오지 않습니다. 말을 할 때 칼슘이 악기를 연주합니다. 브로카 영역에서 언어 명령이 나가고, 성대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성대가 진동하고, 혀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혀가 움직이고, 입술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입술이 모양을 바꿉니다. 한 단어를 말하는 데 수십 개의 근육이 정확한 타이밍에 협응해야 합니다. DNA는 발성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말을 하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보호와 방어

면역 반응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면역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T세포, B세포, 대식세포, 비만세포를 만들고, 항체를 합성하는 시스템을 프로그래밍해둡니다. 군대로 비유하면, 병사들이 훈련받고 무기가 비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출격 명령이 없으면 군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칼슘이 출격 명령을 내립니다. T세포가 항원을 인식하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상승하고, 칼시뉴린 경로가 활성화되어 T세포가 활성화됩니다. 비만세포가 알레르겐을 인식하면 칼슘이 유입되어 히스타민 과립이 방출됩니다. DNA는 면역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면역 반응을 실행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상처 치유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응고 시스템과 조직 재생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소방대로 비유하면, 소방차와 소방관과 장비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동 지시가 없으면 화재는 진압되지 않습니다. 혈관이 손상되면 칼슘이 출동 지시를 내립니다. 혈소판이 손상 부위에 노출된 콜라겐과 접촉하면 세포 내 칼슘이 상승하고, 혈소판이 활성화되어 모양이 바뀌고 서로 응집합니다. 응고 연쇄 반응의 여러 단계에서 칼슘은 응고인자 IV로서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DNA는 지혈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피를 멎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기침과 재채기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기침 반사와 재채기 반사를 설계합니다. 비상 배출 장치로 비유하면, 센서와 발사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이물질은 배출되지 않습니다. 이물질이 기도에 들어오면 칼슘이 발사 버튼을 누릅니다. 자극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반사 신호가 뇌간으로 전달되고, 뇌간에서 호흡 근육으로 명령이 나가고,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폭발적인 수축이 일어나 공기와 이물질이 시속 수십에서 백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속도로 배출됩니다. DNA는 방어적 배출 반사를 설계했지만, 그 반사를 실행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눈 깜빡임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눈꺼풀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자동차 와이퍼로 비유하면, 와이퍼 블레이드와 모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와이퍼를 작동시키지 않으면 앞유리는 닦이지 않습니다. 매 순간 칼슘이 와이퍼를 작동시킵니다. 안륜근에 칼슘이 유입되면 눈꺼풀이 닫히고, 칼슘이 빠지면 눈꺼풀이 열립니다. 하루 1만에서 2만 회, 이 과정이 반복되어 각막이 촉촉하게 유지됩니다. DNA는 깜빡임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눈을 깜빡이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동공 반사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홍채를 설계합니다. 카메라 조리개로 비유하면, 조리개 날과 구동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조리개를 조절하지 않으면 노출은 맞지 않습니다. 빛이 밝아지면 칼슘이 조리개를 조입니다. 부교감신경 신호가 동공괄약근에 전달되고,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고,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근육이 수축하면 동공이 작아집니다. DNA는 동공 반사를 설계했지만, 동공 크기를 조절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눈물 분비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눈물샘을 설계합니다. 스프링클러로 비유하면, 물탱크와 배관과 노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물을 뿌리지 않으면 잔디는 마릅니다. 눈이 건조해지거나 감정이 북받치면 칼슘이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킵니다. 자율신경 신호가 눈물샘에 도달하면 세포에 칼슘이 유입되고, 눈물이 분비됩니다. DNA는 눈물 분비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땀 분비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땀샘을 설계합니다. 라디에이터로 비유하면, 냉각수 순환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냉각수를 순환시키지 않으면 엔진은 과열됩니다. 체온이 오르면 칼슘이 라디에이터를 가동합니다. 교감신경 신호가 땀샘에 도달하면 세포에 칼슘이 유입되고, 땀이 분비됩니다. DNA는 땀 분비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땀을 흘리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소름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기모근을 설계합니다. 고슴도치의 가시로 비유하면, 위협을 느낄 때 가시를 세우는 시스템입니다. 춥거나 무섭거나 감동을 받으면 칼슘이 가시를 세웁니다. 교감신경 신호가 기모근에 전달되고,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수축하면 털이 곤두섭니다. DNA는 기모 반응을 설계했지만, 소름이 돋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기도 청소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기도 상피의 섬모를 설계합니다. 빗자루로 비유하면, 청소 도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빗자루를 움직이지 않으면 먼지는 쓸려 나가지 않습니다. 매 순간 칼슘이 빗자루를 움직입니다. 섬모 세포 내 칼슘 변화, 특히 칼슘 진동의 패턴에 따라 섬모 박동수가 조절됩니다. 섬모가 리드미컬하게 박동하면서 점액과 먼지와 병원체를 인두 쪽으로 밀어올립니다. DNA는 기도 청소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청소의 템포를 지휘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기능DNA가 설계한 것칼슘이 실행하는 것비유
면역T세포, B세포, 비만세포T세포 활성화, 히스타민 방출군대 출격
지혈혈소판, 응고인자혈소판 활성화, 응고 연쇄소방대 출동
기침/재채기기침 반사 회로폭발적 근육 수축비상 배출
깜빡임안륜근, 깜빡임 반사눈꺼풀 개폐와이퍼
동공 반사홍채 근육동공 축소/확대카메라 조리개
눈물눈물샘눈물 분비스프링클러
땀샘땀 분비라디에이터
소름기모근털 곤두세움고슴도치 가시
기도 청소섬모, 점액세포섬모 박동빗자루질

고등 기능

학습과 기억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시냅스 가소성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컴퓨터 저장 장치로 비유하면, 하드디스크와 저장 회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쓰기 명령이 없으면 데이터는 저장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칼슘이 쓰기 명령을 내립니다.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칼슘이 유입되고, 칼슘이 일련의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시냅스가 강화됩니다. 이것이 장기강화, LTP입니다. 반대로 특정 패턴의 칼슘 신호는 시냅스를 약화시킵니다. 이것이 장기억압, LTD입니다. DNA는 학습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기억을 쓰고 지우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감정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감정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도르핀을 합성하는 뉴런들을 배치하고, 감정 처리 회로를 뇌에 구축해둡니다.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면, 악기들이 배치되고 악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휘자가 지휘봉을 들지 않으면 음악은 시작되지 않습니다. 기쁨, 슬픔, 분노, 공포, 사랑. 모든 감정에서 칼슘이 지휘봉을 듭니다. 보상이 예상되면 도파민 뉴런에 칼슘이 유입되어 도파민이 방출되고 쾌감이 느껴집니다. DNA는 감정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스트레스 반응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비상 경보 시스템으로 비유하면, 센서와 사이렌과 비상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경보를 울리지 않으면 위험에 대비할 수 없습니다. 위협을 감지하면 칼슘이 비상 경보를 울립니다. 교감신경 신호가 부신수질에 도달하면 크롬친화세포에 칼슘이 유입되고, 아드레날린이 혈중으로 분비됩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오르고, 근육에 혈류가 몰리고, 동공이 확대되어 싸우거나 도망갈 준비를 합니다. DNA는 스트레스 반응을 설계했지만, 그 반응을 실행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수면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수면 조절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조명 타이머로 비유하면, 타이머와 조명 회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타이머가 작동하지 않으면 조명은 제때 꺼지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교감신경 입력이 바뀌며 송과선의 멜라토닌 합성 프로그램이 켜지고, 그 프로그램을 세포 안에서 실행하고 조율하는 신호들 중 하나가 칼슘입니다. 멜라토닌이 혈중으로 분비되어 졸음이 옵니다. DNA는 수면 조절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잠들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하품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하품 반사를 설계합니다. 환풍기로 비유하면, 팬과 모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팬을 돌리지 않으면 공기는 순환하지 않습니다. 졸리거나 지루하거나 각성 상태가 전환될 때 칼슘이 환풍기를 돌립니다. 하품은 뇌의 상태를 전환시키는 여러 신호 가운데 나타나는 반사 행동인데, 칼슘이 근육 수축과 신경전달의 실행을 맡습니다. 하품 반사가 시작되면 턱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입이 크게 벌어지고, 횡격막에 칼슘이 유입되어 깊은 들숨이 일어납니다. DNA는 하품 반사를 설계했지만, 하품을 하게 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유전자 스위치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유전자 발현 조절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도서관으로 비유하면, 책들이 분류되어 서가에 꽂혀 있습니다. 그러나 책을 꺼내지 않으면 정보는 활용되지 않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칼슘이 책을 꺼냅니다. 세포질 칼슘이 상승하면 칼시뉴린이나 칼슘/칼모듈린 의존성 경로를 통해 전사인자들이 활성화되고,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켜지거나 꺼집니다. DNA가 '이럴 때는 이런 단백질을 만들라'는 규칙을 적어두었다면, 칼슘은 그 규칙을 지금 당장 실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승인 도장입니다. DNA는 유전자 발현의 규칙을 설계했지만, 그 규칙의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세포막 안정성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세포막을 설계합니다. 건물의 전기 시스템으로 비유하면, 배선과 차단기와 접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건물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세포 바깥의 칼슘은 세포막의 안정성과 흥분성을 조절합니다. 칼슘이 세포막 표면에 결합하면 나트륨 채널의 활성화 역치가 안정화됩니다. 혈중 칼슘이 떨어지면 세포막이 불안정해져 신경과 근육이 과도하게 흥분합니다. 이것이 저칼슘혈증에서 테타니가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칼슘은 생명을 화려하게 움직이는 실행 버튼이면서 동시에 생명이 흔들리지 않게 받쳐주는 안전장치로도 작동합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기능DNA가 설계한 것칼슘이 실행하는 것비유
학습/기억NMDA/AMPA 수용체, 가소성 기구LTP/LTD 유도저장장치 쓰기
감정도파민/세로토닌/옥시토신 뉴런신경전달물질 방출오케스트라 지휘
스트레스부신수질, 아드레날린 합성계아드레날린 분비비상 경보
수면송과선, 멜라토닌 합성계멜라토닌 분비 조율조명 타이머
유전자 조절전사인자, 프로모터/인핸서전사인자 활성화도서관에서 책 꺼냄
세포막 안정세포막, 이온 채널흥분성 역치 안정화전기 차단기

번식 기능

성적 반응을 생각해봅시다. DNA는 성적 반응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수력 시스템으로 비유하면, 펌프와 밸브와 실린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성적 자극이 주어지면 칼슘이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혈관 평활근에서 칼슘이 조절되어 혈관이 이완하고 혈류가 몰리며, 절정에서는 근육에 칼슘이 유입되어 리드미컬한 수축이 일어납니다. DNA는 성적 반응을 설계했지만, 그 반응을 실행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정자 운동과 자궁 수축과 젖 분비를 생각해봅시다. DNA는 이 모든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마라톤 선수로 비유하면, 근육과 심폐 시스템이 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출발 신호가 없으면 달리기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번식의 각 단계에서 칼슘이 출발 신호를 보냅니다.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칠 때 편모의 움직임을 칼슘이 조절합니다. 출산할 때 자궁 평활근에 칼슘이 유입되어 진통이 일어납니다. 수유할 때 유선의 근상피세포에 칼슘이 유입되어 젖이 분비됩니다. DNA는 번식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번식을 실행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이것이 실행코드입니다.

기능DNA가 설계한 것칼슘이 실행하는 것비유
성적 반응혈관 평활근, 감각 신경혈관 이완, 근육 수축수력 시스템
정자 운동편모 구조편모 박동 조절마라톤 출발
자궁 수축자궁 평활근진통 유발출발 신호
젖 분비유선, 근상피세포사출 반사배송 실행

번성의 단계에서 칼슘은 쉴 틈이 없습니다. 심장이 뛸 때마다, 숨을 쉴 때마다, 생각을 할 때마다, 감정을 느낄 때마다, 움직일 때마다, 위협에 반응할 때마다, 칼슘이 실행 버튼을 누릅니다. DNA는 생명을 설계했지만, 칼슘이 없으면 설계도는 종이 위에 머뭅니다. 수십억 번의 심장 박동, 수억 번의 호흡, 100조 개 시냅스의 수천억 번의 신호 전달. 이 모든 것이 칼슘의 실행으로 가능합니다. 번성의 열쇠는 칼슘입니다.

4. 쇠퇴의 단계: 역방향으로 작동하는 같은 코드

번식이 끝나면 쇠퇴의 시기가 옵니다. 이 시기에 같은 실행코드가 역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폐경이 오면 마치 스위치가 전환되는 것처럼 칼슘 대사가 역전됩니다. 한쪽에서는 칼슘 흡수가 감소합니다. 위산 분비가 줄어들어 칼슘염이 잘 녹지 않게 되고, 피부의 비타민D 합성 능력이 감소하며, 신장의 비타민D 활성화 능력이 떨어지고, 장의 칼슘 수송 단백질 발현도 감소합니다. 다른 쪽에서는 뼈에서 칼슘 유출이 증가합니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파골세포 활성이 증가하여 뼈가 빠르게 녹고, 칼시토닌 분비도 감소하여 뼈 흡수 억제가 약화되며, 부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상승하여 뼈에서 더 많은 칼슘을 동원합니다. 저는 이것을 이중 잠금이라고 부릅니다. 들어오는 문은 닫히고, 나가는 문은 열립니다. 서로 다른 장기에서,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서로 다른 시점에 일어나는 변화들입니다. 그런데 모두 같은 결과를 향합니다. 이것은 진화생물학자 조지 윌리엄스가 말한 길항적 다면발현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젊은 시기에 번식 성공을 위해 유리했던 칼슘 동원 능력이 번식 후에는 뼈를 약화시킵니다. 진화는 노년의 건강을 희생하더라도 젊은 날의 번식을 선택했습니다. DNA는 쇠퇴를 설계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쇠퇴는 젊은 날의 번식 성공을 위해 선택된 유전자들의 후기 효과입니다. 그리고 이 설계된 쇠퇴를 실행하는 것도 칼슘입니다. 단지 방향이 역전되었을 뿐입니다. 쇠퇴의 열쇠도 칼슘입니다.

5. 사멸의 단계: 마지막 실행 버튼

쇠퇴가 지속되면 사멸의 단계로 접어듭니다. 그리고 이 마지막 단계에서도 칼슘은 실행코드로 작동합니다. 세포 수준에서 죽음은 대개 세포자멸사의 형태로 일어납니다. DNA가 심하게 손상되었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암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는 세포는 조용히 스스로 제거되어야 합니다. 철거 전문 업체로 비유하면, 노후 건물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해체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철거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손상이 커지면 칼슘이 해체 버튼을 누릅니다. 칼슘 불균형이 미토콘드리아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기울고, 그때 세포자멸사 연쇄가 본격적으로 실행됩니다. 소포체에서 칼슘이 방출되고, 이 칼슘이 미토콘드리아로 유입되고, 미토콘드리아 내 칼슘이 과도해지면 미토콘드리아 투과성 전이공이 열리고, 시토크롬 c가 방출되고, 카스파제 연쇄반응이 시작되어 세포가 체계적으로 분해됩니다. DNA에는 '손상된 세포는 죽어라'는 명령이 암호화되어 있습니다. 세포자멸사에 관여하는 모든 단백질들이 DNA에 의해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명령을 최종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칼슘입니다. 사멸의 열쇠도 칼슘입니다.

6. 환원의 단계: 순환의 완성

죽음 이후에도 칼슘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환원의 단계입니다. 화장을 하면 남는 것은 주로 뼈의 무기질, 인산칼슘입니다. 유골을 산이나 바다에 뿌리면 칼슘은 환경으로 돌아갑니다. 매장을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뼈가 분해되어 토양으로 스며듭니다. 물의 순환으로 비유하면, 바다에서 증발한 물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리고, 강을 따라 흘러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가진 칼슘은 지구 전체의 거대한 순환 속에 잠깐 머무는 손님입니다. 바다 생물의 껍데기가 해저에 쌓여 석회암이 되고, 지각 운동으로 융기한 석회암이 풍화되어 토양으로 풀리고, 식물이 뿌리를 통해 이를 흡수하여 잎과 줄기와 열매에 칼슘을 담고, 동물이 그것을 먹어 뼈를 채우는 순환입니다. 언젠가 우리 뼈의 칼슘도 다시 흙과 물로 돌아가, 또 다른 생명의 골격이 될 것입니다. DNA는 개체와 함께 사라지지만, 칼슘은 순환합니다. 환원의 열쇠도 칼슘입니다. 순환이 완성됩니다.

단계DNA가 설계한 것칼슘이 실행하는 것비유
탄생난자 활성화 시스템, 피질 과립칼슘 파동으로 생명 개시공연의 막 올림
성장성장판, 골아세포, 세포주기뼈 형성, 세포분열 타이밍건축 현장 시공
번성전신의 모든 생리 시스템수조 번의 실행: 박동, 호흡, 사고...수조 번의 실행 버튼
쇠퇴칼슘 흡수/유출 조절계이중 잠금: 흡수↓ 유출↑역방향 작동
사멸세포자멸사 기구칼슘 과부하로 사멸 실행철거 해체 버튼
환원무기질 구조(뼈)환경으로 복귀, 순환물의 순환

DNA는 설계하고, 칼슘은 실행합니다. 탄생에서 칼슘 파동이 생명을 깨우고, 성장에서 칼슘이 뼈를 쌓고, 번성에서 칼슘이 수조 번의 실행 버튼을 누르고, 쇠퇴에서 같은 칼슘 코드가 역방향으로 작동하고, 사멸에서 칼슘이 마지막 버튼을 누르고, 환원에서 칼슘이 다음 생명의 재료가 됩니다. DNA 없이는 설계도가 없습니다. 칼슘 없이는 설계도가 종이 위에 머뭅니다. 컴퓨터에 비유하면, DNA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프로그램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프로그램이라도 실행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화면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칼슘은 그 실행 버튼입니다. 그리고 이 버튼은 매 순간 수조 번씩 눌립니다. 심장이 뛸 때마다, 숨을 쉴 때마다, 생각을 할 때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DNA는 생명을 설계하고, 칼슘은 생명을 실행합니다. 이것이 38억 년 진화가 선택한 방식입니다.

진화가 설계한 퇴장: 길항적 다면발현

폐경 후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합니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갑니다. 골밀도가 떨어집니다. 척추가 주저앉고 고관절이 약해집니다. 골절 위험이 높아집니다. 전통적인 의학적 관점에서 이것은 고장입니다. 기계가 오래 쓰면 닳듯이, 몸도 오래 살면 약해집니다. 노화는 마모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이 가능합니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입니다.

진화는 번식 성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자연선택은 다음 세대에 더 많은 유전자를 남기는 개체를 선호합니다. 번식기 동안 개체는 유전자에게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번식이 끝나면 어떨까요? 유전자는 이미 다음 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번식이 끝난 개체가 빨리 퇴장하는 것이 후세대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노화는 고장이 아니라 설계된 퇴장일 수 있습니다.

진화생물학자 조지 윌리엄스는 1957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를 길항적 다면발현이라고 불렀습니다. 영어로는 antagonistic pleiotropy입니다.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지는 것을 다면발현이라고 하는데, 그 효과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때 길항적 다면발현이라고 합니다. 젊은 시기에는 유리하지만 늙은 시기에는 해로운 효과를 가지는 유전자가 있다면, 자연선택은 어떻게 할까요? 번식은 주로 젊은 시기에 일어나므로, 젊은 시기의 이점이 늙은 시기의 해로움보다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연선택은 이런 유전자를 선호하게 됩니다. 칼슘 대사에 이것을 적용해봅시다. 젊은 시기에는 뼈에서 칼슘을 빠르게 동원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임신 중 태아의 뼈를 만들어주어야 하고, 수유 중 모유로 칼슘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화는 이 능력이 탁월한 유전자를 선택했습니다. 문제는 번식이 끝난 후입니다. 젊은 날 우리를 도왔던 그 칼슘 동원 능력이 멈추지 않고 계속 작동합니다. 이제는 태아에게 줄 칼슘이 필요 없고, 모유로 보낼 칼슘이 필요 없는데도, 시스템은 여전히 뼈에서 칼슘을 동원합니다. 젊은 날 우리를 도왔던 그 능력이 이제는 우리의 뼈를 갉아먹습니다. 노화와 골다공증은 단순한 고장이 아니라, 젊은 날의 번식 성공을 위해 진화가 지불한 대가입니다. 진화는 노년의 건강을 희생하더라도 젊은 날의 번식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늙어서 칼슘 때문에 아픈 진화적 이유입니다.

『다윈과 게놈지도가 놓친, 진화의 실체 칼슘』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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